박찬호 코오롱건설 현장소장(사진)은 "베트남은 퇴적층으로 이뤄진 연약지반이 대부분이고 이곳 현장은 특히 사이공강 지류 인근이어서 토질이 무르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메인 하수처리시설 건물이 들어서는 곳엔 40m짜리 콘크리트파일 40여 개를 땅 속에 박았다고 한다. 땅 속에 암반이 없어 파일을 박아 건물을 지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직 공정 초기단계여서 관리동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은 기반공사 정도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일요일인데도 베트남 현지 인부 10여명이 현장에서 뒤처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박 소장이 워커를 신지 않고 맨발로 작업하는 현지 인부를 보고 지적을 했다. 박 소장은 "베트남 인부들은 안전의식이 상당히 희박해 공사 초기부터 안전의식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빈증성 투자우못은 최근 베트남 경제발전과 함께 호찌민 인접 지역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하수처리 등 도시화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빈증성 하수처리시설은 이런 배경 아래 건설되는 것으로 베트남이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로부터 715억원가량의 공적개발원조(ODA)를 받아 발주한 사업이다. 발주처는 빈증상하수도환경공사(BIWASE)다.
베트남 빈증성 남부지역에 하루 1만7650㎥ 분량의 하수처리시설과 분당 3.48㎥를 처리하는 펌프장을 건설하고 총연장 169㎞에 달하는 하수관로를 지하에 매립하는 게 사업의 골자다. 사업규모는 약 900억원으로 코오롱건설이 100% 시공을 맡았다.
OTV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컨소시엄과 히타치를 주간사로 한 일본 컨소시엄 등 세계적인 수처리 전문 기업들과 경합을 벌인 끝에 코오롱건설이 낙찰을 받았다.
지난 3월7일 수주계약을 한 뒤 공사에 들어가 현재 28% 정도 공정이 진행됐다. 이번 공사는 자체 사업규모보다 앞으로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는 베트남 하수처리시설시장을 선점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박 소장은 "한국에선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면 정화조를 통해 하수처리가 되는 게 당연한 듯 여기지만 베트남의 경우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아직 하수처리시설이 전무하다"고 설명했다. 아직 가정 하수는 대부분 앞길이나 인근 하천에 그대로 버려진다는 얘기다.
호찌민 사이공강물이 검붉은 게 비단 흙탕물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이는 역으로 보면 베트남 하수처리시설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이번 공사를 통해 빈증성 2차 하수처리시설 공사를 수주하는데 유리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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