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개발자들 "앱생태계, 제2 성장지원 전략 필요"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이하늘 기자 | 2011.11.09 15:39

[2011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자금·제도 뒷받침 절실…'기보 연대보증' 폐지돼야

"자금확보를 위해 기술보증을 신청했는데 대표이사 연대보증을 요구하더라. 사업을 하라는 것이냐...."(박종환 록앤올 대표)

"모바일과 일반 웹을 연동시키면 사업기회가 많은데 '액티브X' 때문에 못한다. 그러니 융합서비스 개발이 어렵고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정현수 모션원 대표)

"애플과 구글에 이익분배하는데 부가세를 또 낸다. 이중과세를 빨리 해결해야한다."(유석현 엔필 이사)

9일 방송통신위원회와 머니투데이가 주최한 '2011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 수상 기업 대표들은 국내 모바일IT 융합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개발환경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모바일앱 및 융합산업 활성화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 대표들은 홍성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책입안자들에게 모바일 소프트웨어(SW) 개발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제 2회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 대상(방송통신위원장상)을 받은 '국민내비 김기사' 개발사 록앤올의 박종환 대표는 "내비 앱 김기사의 국내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지만 정부예산이 통신사 등 대기업과 국책 연구기관 중심으로 운용돼 벤처의 몫이 없다"며 예산배분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그는 또 "자금확보를 위해 기술보증기금을 신청했는데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 부위원장은 "만약 그렇다면 실패한 벤처기업에는 다시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소리"라면서 "록앤올 같은 회사라면 정부지원이 없으면 사재라도 털어서 지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시중 위원장도 국내 벤처 기업들이 한두번 실패해도 미국처럼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면서 동석한 방통위 실무진에게 즉각 앱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정현수 모션원 대표는 "온라인 웹과 모바일 앱을 연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 SW기업들에게 기회가 넓어지지만 국내에서는 액티브X 등 연동서비스를 펼치기에 제약이 많다"며 "이 부분만 해결해도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이나 애플 앱스토어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홍 부위원장 역시 "최근 포털과 협력을 통해 국내 인터넷 익스플로러6 이용자 비율을 기존 28%에서 3개월여 만에 14%로 떨어뜨렸다"며 "향후 기술 지원을 통해 액티브X를 사용하지 않은 금융기관 명단을 공개해 자발적으로 대체기술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전했다.

유석현 엔필 이사는 해외에서 판매되는 애플리케이션 매출에 대한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한시적으로 초기 해외진출기업에 대한 면세혜택도 제안했다.

박진홍 JHP솔루션 대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대기업이나 경쟁사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특허보호 정책을 펼쳐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선근 머니투데이미디어 회장은 "모바일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세금·재무·금융 등의 제도와 정책이 이를 충분히 보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국내 앱 개발자들이 목소리를 모으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협의회 성격의 단체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개발자 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앱어워드 심사위원장)는 "한국 앱 개발자들은 애플과 구글에 수많은 콘텐츠를 공급하며 이들이 세를 확장하도록 돕고 있지만 정작 헤게모니를 다 내줬다"며 "개발자들의 모임을 크게 만들어서 우리 개발자들이 해외 기업에 끌려 다니지 않고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한 홍 부위원장은 "창조적 직업군에 인재가 몰리는 국가는 미래가 있지만 권력지향적인 직업이 인기있는 나라는 장래가 암울하다는 말이 있다"며 "여러분과 같은 분들이 많아야 한국의 미래도 밝아지는 만큼 오늘 제기된 지적과 요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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