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도 없는 '판교'.."상가 월세 1500만원이나…"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 2011.11.02 06:11

[판교역 개통 중심상업지구 가보니…]1층 명당도 빈점포 '수두룩'

편집자주 | 지난 10월31일 오후 1시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약 50m 간격으로 상가 투자자를 잡으려는 간이 분양상담소가 즐비해 있다. "정말 하나 남은 목 좋은 상가에요.", "파격분양가로 드립니다." 행인을 붙잡는 목소리에 간절함이 묻어난다.

상권 부활 조짐無…전문가 "2년 더 기다려야"

↑판교테크노밸리 인근에 몰려있는 간이 분양상담소. ⓒ최윤아 기자
신분당선 판교역 개통 이후 판교 상권 활성화가 점쳐졌지만 현장은 다른 모습이었다. 판교 중심상업지구의 중심가인 '로데오거리'에 들어선 빌딩은 상권이 가장 좋다는 1층에도 입점한 점포가 단 한개도 없었다.

한 분양상담사는 "여기 상가의 분양가는 평(3.3㎡)당 5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무척 셌다"며 "자연히 임대료도 월 10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져 그 임대료를 감당할 만한 업주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판교테크노밸리 내 현재 유일하게 상가가 들어선 H스퀘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인근 안철수연구소·SK케미칼 연구소 등의 직원들이 점심시간이면 모두 H스퀘어 식당가로 몰리지만 여전히 곳곳에 빈 점포가 눈에 띄었다.

심지어 2개동(N동,S동) 중 한 개 동(N동)에는 1층 전면부 점포 8개가 모두 비어 있기도 했다. 이곳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분당선이 개통됐지만 문의전화나 방문이 체감할만큼 늘지 않았고 권리금이 붙었다는 얘기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H스퀘어 1층 점포. 입주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계약자를 찾지 못했다. ⓒ최윤아 기자

신분당선 개통, 알파돔시티 사업정상화 합의, 수입차 전시장 입점 등의 호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판교 상권이 아직 썰렁한 이유에는 무엇보다 배후수요가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판교 테크노밸리 조성계획상(경기개발연구원)으론 오는 2013년까지 총 16만명이 입주해야 하지만 현재 그 10%도 안되는 1만2000명만이 입주해 있다. 더욱이 이들은 점심시간 이후와 주말에는 판교를 떠나기 때문에 견고한 수요층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근에서 상가를 분양하는 A씨는 "테크노밸리는 연구용 단지여서 노래방·호프집 등의 입점이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저녁 6시 이후로 '죽은 상가'가 돼버리니 활성화되기까지는 아무리 짧게 잡아서 2~3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판교 테크노밸리 조성때부터 논란이 됐던 고분양가도 발목을 잡은 원인. 판교 중심상업지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는 "오피스·상가 분양시장을 선점하려고 무리해서 들어오긴 했지만 월 600만원의 임대료를 내기도 버거울 지경"이라며 "통상 1층의 경우 보증금 2억원에 월 1500만원 정도의 임대료를 받는데 식당, 커피숍을 운영해선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도 "판교신도시 내 상가는 과공급된데다 분양가도 서울 강남에 버금갈 정도로 높은 편이어서 단기간에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분당선 개통소식을 듣고 판교를 방문했다가 높은 분양가와 현지 상황에 놀라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최 모씨는 "신분당선 개통 소식을 듣고 여유자금으로 상가에 투자해 볼까해서 왔는데 택시하나 안잡히고 광역버스 타려면 30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도시가 아직 미완성이어서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1층 전면부 8개 점포가 모두 비어있는 H스퀘어 N동. ⓒ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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