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층서 본 광안대교에 "와!"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11.11.02 09:42

[머니위크]상전벽해 해운대-아파트 숲 탐방

"건축물 폐자재가 쌓이고 건설용 중장비 주차장으로 쓰였던 곳인데 어느새 저런 건물이 올라갔네요."

해운대 초고층 주거단지 밀집지역인 마린시티를 찾아가는 길, 택시기사는 해운대 일대의 변화를 '상전벽해'에 비유했다.

마린시티는 올해 말과 내년 초 국내 최고층 아파트가 연속으로 들어서는 곳이다. 지난 10월31일 해운대아이파크가 입주자를 맞았고 내년 1월이면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의 입주가 시작된다. 마치 뉴욕 맨해튼을 연상시킬 만큼 화려한 경관을 뽐내면서 고분양가로 논란이 됐던 곳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부자들만 모였다는 곳,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를 10월20일 찾아갔다.



◆ 주인 맞이 한창인 마린시티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규모에 놀라는 것도 잠시, 수영만 끝자락에 위치한 마린시티의 위용은 대단했다. 모두 커튼윌 방식(건물 외벽을 모두 유리로 인테리어한 건축 방식)을 적용해 화려함이 돋보였다.

찾아간 곳은 국내 최고층 아파트인 해운대아이파크다. 지난 7년간 국내 최고층 아파트로 명성을 떨친 타워팰리스(3차 69층)와 목동 하이페리온(69층)보다 3층이 더 올라갔다. 하지만 해운대아이파크의 최고층 아파트 타이틀도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맞은편에 위치한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이보다 8층이 더 높다. 두 단지는 불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입주민을 맞이하는 단지 주변은 도로포장공사로 한창이었다. 곳곳에 도로를 막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입구를 눈앞에 두고 한참을 우회해야 했다. 맞은편의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는 입주를 앞두고 건축 마무리 공사와 조경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마침 단지 내 상업시설인 해운대아이파크몰의 입찰 다음날이어서인지 상가 분양 관계자들 상당수가 단지 곳곳을 점령하고 있었다. 주거동 3곳의 저층부와 상가동 2곳 등 252개의 점포로 구성된 상가의 분양성적은 나쁘지 않다. 최고 27대1의 경쟁률이다. 분양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넓은 1212㎡(366.6평) 등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34층 높이의 호텔은 아직 외관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앙상한 뼈대가 드러나 있었지만 다른 건물동은 막바지 정리작업에 한창이었다.

회사 관계자를 만나 우선 T1동을 둘러보기로 했다. 17개의 엘리베이터 중 상층부 전용기에 탑승했다. 엘리베이터의 버튼 방식이 눈길을 끈다. 버튼을 터치하지 않아도 손을 근처까지만 대면 센서가 버튼을 누른 것으로 인식한다. 버튼이 안으로 움푹 들어가 있어 누르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작동하지 않는다.

버튼은 0에서 9까지의 10개 숫자만 있다. 가고자하는 엘리베이터의 층수를 연속으로 입력하는 방식이다. 66층으로 목표를 설정하자 무서운 기세로 오른다. 기압차 탓인지 오르는 동안 마른 침을 여러번 삼켜야 했다. 72층까지 30초대면 오르내릴 수 있을 듯 했다.



◆ 해운대아이파크의 랜드마크는


"아직까지 한번도 공개하지 않은 집입니다."

T1동의 꼭대기에 위치한 6602호는 랜드마크 중 랜드마크다. 해운대아이파크가 부산 해운대의 랜드마크 건물이라면 6602호는 해운대아이파크에서 '가장 좋은 집'이라는 의미다. 6502호와 더불어 전체 1631가구 중 가장 넓은 집(423.4㎡·128평)이지만 6602호가 한층 더 높다는 프리미엄이 있어 해운대아이파크의 얼굴이라 할 만 하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고급 주택의 대명사인 펜트하우스보다 더 뛰어난 집이라는 의미로 이 집을 수퍼펜트로 분류했다. 주거동 최고 높이 2개층 30개 주택이 수퍼펜트다. 하층부부터 스탠다드, 펜트하우스, 수퍼펜트로 나눠 가격을 달리했다.

현관 앞에 서자 문이 2개다. 하나는 집 주인이 드나드는 현관, 다른 하나는 주방으로 연결된 가사도우미 전용 문이다. 이 문을 통해 집안에 들어서자 고급스런 아일랜드 식탁과 더불어 거대한 주방이 한 눈에 들어온다. 주방 끝으로 보조주방이 있고 가사도우미가 생활하는 메이드룸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압권은 층고다. 무려 3.8m다. 손을 뻗어 보지만 천장까지는 기자의 키만큼이나 간극이 있다. "천장이 높아 복층으로 꾸며도 되겠다"고 하자 현장 관계자는 "이런 집에 사는 사람이 복층을 좋아할 리 있겠느냐"며 "여유 공간 활용에 고심하기보다 탁 트인 개방감을 주는 것이 오히려 최상층에게 더 잘 먹힌다"고 귀띔이다. 회사는 수퍼펜트의 천정 높이를 3.3~3.8m, 펜트하우스를 2.7~2.8m, 스탠다드를 2.4m로 시공했다.

남쪽 편으로 향해 있는 2개의 침실에는 각각 욕조가 딸린 욕실이 있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동해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시야를 가로막는 방해물이 있다. 커튼월 방식의 한계인 프레임이 시야를 훼방 놓는다. 무엇보다 80층의 위용을 자랑하는 두산위브더제니스가 버티고 있어 바다 조망을 방해한다. 회사 관계자는 "오히려 야경이 볼만하다"고 애써 위안을 삼는다.

안방은 사실상 별채나 다름없다. 거실을 제외하면 거의 집의 절반 크기다. 대부분은 2개씩이다. 거실에서 안방으로 통하려면 양문형 여닫이문을 2개나 통과해야 한다. 문 사이에 위치한 계단도 2칸씩 2개다. 공간 구분 개념이다. 안방의 욕실도 2개다. 방 안쪽에 오로지 샤워시설만 있는 부부욕실이 있고 입구 쪽으로 일반욕실이 있다. 초대형 드레스룸의 문도 두개다. 동선 활용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 72층 수퍼펜트, 전망에 '입이 쩍'

장소를 옮겨 T2동으로 향했다. 최고층 높이의 수퍼펜트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7201호는 관계자의 말처럼 6602호에 비해 좁지만 전망은 더 뛰어났다.

전방으로 시야를 막는 곳이 없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북서쪽으로 수영강과 부산 요트경기장, 장산과 구곡산이, 서쪽으로 금령산과 황령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강과 산, 바다가 모두 들어오는 조망권이다. 특히 광안대교 조망이 최고다. 회사 관계자는 "해운대 조망이라 함은 곧 광안대교의 조망을 의미한다"면서 "옆의 아파트(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를 의미)는 조망면에서 이곳과 비교되지 않는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회사는 층고와 조향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뒀다. 조망권을 돈으로 환산한 것이다. 예를 들어 광안대교 조망이 가능한 7201호(계약면적 282.9㎡)의 분양가격이 29억9480만원인 반면 광안대교 조망이 어려운 7202호(계약면적 287.6㎡)는 23억4900만원이다. 광안대교 조망권에 6억5000만원이 책정된 셈이다.

회사에선 아파트를 20개군 200개 타입으로 분류하고 있다. 성냥갑처럼 획일적인 모습 대신 요트의 돛에 착안한 외부 디자인(삼성동 현대산업개발 본사 설계자인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을 채택한 탓에 층별 면적이 서로 다르다. 200종의 타입에 층수나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이 책정됐다. 중개업소에서는 '머리가 나쁘면 이 동네에서 중개업을 할 수 없다'고 으스대는 이유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마린시티에서 중개업소를 한다고 하면 다른 지역에서 인정해 줄 정도"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조망권을 가지고 있는 아파트지만 문제도 있었다. 커튼월 방식이라 햇빛을 정면으로 받기 때문에 집안이 무척 덥다. 창문이 작아 환기를 시키거나 온도를 낮추기에도 불편해 보였다. 커튼월 방식 아파트의 냉·난방비 부담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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