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테마주의 명암은?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 2011.11.01 09:58

[머니위크]서울시장 선거 전 급등 종목 대부분 하락… “정치인 테마주는 비추”

지난 10월26일과 27일, 한 재테크 전문포털에서 주식투자자들 간에 화제가 됐던 인물은 단연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서울시장이 등장하자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이 날뿐이 아니었다. 선거를 앞두고 유력 정치인들과 관련한 종목들이 테마를 형성하며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주목 받았다. 실제로 일부 정치인 테마주는 단기간에 가격이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그리고 서울시장 당선자가 결정됨과 동시에 정치인 테마주의 대세는 '박원순 관련주'로 쏠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렇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말 그대로 테마주는 테마주에 불과했다.



보궐선거 다음날인 27일, 박 시장과 관련한 일부 종목들이 장중에 가격이 치솟는가 싶더니 결국에는 하락 마감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반면 박 시장의 주요 정책과 관련한 일부 종목들이 새롭게 테마로 가세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정치인 테마주에 투자해선 안 된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안철수연구소 너마저

얼마 전만 해도 안철수연구소가 정치인 테마주가 될 것이라 생각한 투자자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정치권의 유력 인사로 급부상한데다 박 시장의 선거운동을 적극 지원하면서 안철수연구소 역시 박원순 테마주로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그리고 서울시장 당선자가 결정된 후 27일 장 초반 안철수연구소는 약속이나 한 듯 주가가 치솟았다. 그렇지만 가격이 급등한 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오후부터 주가는 추락했다. 결국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초에 비해선 무려 200% 이상 주가가 오른 상황이다. 27일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6만1600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는 연초(1월3일) 대비 219.17% 오른 가격이다.

◆인맥 테마주의 굴욕

소위 '묻지마 테마주'로 통하는 박 시장 인맥 관련주들도 보궐선거 하루 만에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선거 전부터 박 시장의 인맥과 관련돼 주목받았던 기업들로는 풀무원홀딩스, 웅진홀딩스, 휘닉스컴 등이 대표적이다.

광고대행사 휘닉스컴은 홍석규 회장이 박 시장과 고등학교를 함께 다녔다는 이유로 선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또 풀무원홀딩스와 웅진홀딩스는 박 시장이 사외이사를 지낸 인연으로 테마를 형성한 경우다.

하지만 안철수연구소와 마찬가지로 이 종목들 역시 굴욕을 면치 못했다. 27일 웅진홍딩스와 휘닉스컴은 하한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고, 풀무원홀딩스는 전날보다 4.79% 가격이 떨어졌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새로운 서울시장이 등장했다고 해서 증시가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진 않겠지만 관련 종목별로는 차별화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 영향이 추세적이진 않으므로 근거한 미약한 정치인 테마주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기업들 중 연초 이후 주가가 오른 곳은 휘닉스컴뿐이다. 27일 현재 휘닉스컴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147.83%. 반면 풀무원홀딩스와 웅진홀딩스의 주가는 각각 16.75%와 35.76% 하락한 상태다.

◆정책 테마주의 가세

인맥에서 시작된 박원순 테마주는 이제 공약 및 정책과 관련한 종목들로 옮겨갈 조짐이다. 무엇보다 박 시장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무상급식과 관련한 기업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박 시장 당선으로 초등학교 무상급식 지원 예산이 내년 서울시 예산안에 포함될 것이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또 내년부터 무상급식 지원 범위가 초등학교 전 학년과 중학교 1학년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관련 기업들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신라에스지, CJ씨푸드, 푸드웰 등이다. 27일 이 기업들 모두 상한가를 기록하며 새로운 박원순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아울러 무상급식이 무상교육으로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까지 높아지면서 문구류 관련 종목들도 주목받고 있다. 모나미, 오공, 바른손, 오로라 등이 이와 관련된 기업들이다.

박 시장이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한강 생태복원사업 관련한 종목도 27일 강세를 보였다. 청계천 복원사업 등에 참여한 바 있는 자연과환경, 경관조명사업을 주로 하는 누리플랜이 이날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한 증시 전문가는 "정치인과 관련한 테마주는 기업실적과 상관없이 기대감과 단기적인 이슈만으로 주가가 급등락 하는 경향이 있다"며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 종목이 아닌 이상 정치인 테마주를 쫒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테마주 '나락'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한 테마주들이 종목별로 명암을 뚜렷하게 보인 가운데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한 종목들도 추락을 면치 못했다. 나 후보와 관련한 테마주로 대표적인 기업이 오텍과 한창이다.

오텍은 장애인 콜택시, 이동식 목욕차량, 병원 진료차량 제조업체로 노인 및 장애인 복지와 밀접하다. 따라서 나 후보의 공약이 언급될 때마다 주가가 급등하곤 했다. 하지만 나 후보가 서울시장에서 낙선하자 27일 오텍은 3.3% 가격이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통신장비업체인 한창은 27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한창은 최승환 대표이사가 나 의원과 서울대 법대 동기라는 이유로 나경원 테마주로 엮였던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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