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리비아 재건시장 우리 몫도 있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1.10.31 07:20
 "리비아 건설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과 건설사 간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한 대형건설사 해외건설 영업담당 임원)

 42년 간의 철권통치가 무너진 리비아는 새로운 민주화의 시대를 맞게 됐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세계 9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원유를 바탕으로 전력, 석유화학공장, 도로, 주택 등 각종 인프라 개발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엔지니어링 기업과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KOTRA가 추정한 리비아 재건사업의 투자비용은 최소 1200억달러. 그동안 우리 건설사들이 리비아 건설시장의 3분의1을 점유해온 점을 감안하면 최소 400억달러를 챙길 수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대에 불과하다.

 리비아 해방에 결정적 공헌을 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미국이 각각 기득권을 내세워 직·간접적으로 원유 개발과 건설시장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토탈,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ENI 등 세계 오일메이저들도 해당 국가의 강력한 지원 속에 시장을 주도할 게 뻔하다.

테크닙(프랑스) 사이펨(이탈리아) 등 우리 건설업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EPC(설계-시공-구매) 기업들도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 건설사들의 수주가 쉽지 않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카다피 측근들이 축출되고 리비아 과도정부(NTC) 인사들로 정부 공무원과 발주처 임원이 구성되는 것도 우리 업체엔 부담이다. 수주활동을 할 키맨(Key Man) 확보가 당장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황이 우리 건설업계에 유리하지는 않다. 하지만 기회는 있다. 리비아 건설시장에서 쌓아온 인지도가 가장 높고 최적의 사업수행능력을 갖춘 점이 강점이다. 내전사태 속에서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국가기간시설을 보호하려 한 우리 건설사들의 노력이 앞으로 수주전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다만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정부 지원이 글로벌 수주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소관부처인 국토해양부가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써 개척한 리비아 시장의 과실을 따지도 못한 채 쳐다만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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