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매출 5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들어선 2분기와 3분기 연속 분기 매출액이 2조원을 넘는 등 1~3분기 누적으로 사상 첫 6조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분기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섰고 3분기에는 분기 영업이익(2129억원)이 2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실적 성장세는 어떻게 가능할까. 답은 '수주'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들어서만 10조원을 수주했고 이중 해외건설 수주는 56억달러로 국내 건설사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주잔고도 올 3분기 말 현재 22조3000억원으로 4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글로벌 EPC(설계·시공·구매) 기업들의 수주잔고를 비교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20조5000억원으로, 해외 경쟁기업인 일본 제이지씨(JGC, 14조9000억원), 프랑스 테크닙(Technip, 6조7000억원, 육상부문), 이탈리아 사이펨(Saipem, 15조원, 육상부문)을 모두 능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는 상품·지역·고객 다변화에서 비롯된다. 상품 면에서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석유화학 공장 등 화공 플랜트분야에서 역량을 유지하면서 오프쇼어(Offshore) 등 업스트림(Upstream) 분야로 상품군을 확대했다.
'업스트림'은 원유·가스의 탐사와 시추에서 시작해 원유·가스를 분리하는 '오일분리설비(GOSP, Gas Oil Separation Plant)'까지의 과정으로, 올해만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Shaybah) NGL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반유(Banyu) 프로젝트를 각각 수주했다.
박기석 사장이 개편한 I&I(산업인프라)사업부는 수주비중이 2009년 9%에서 지난해 22%, 올해 35%로 증가하면서 이미 주력사업으로 부상했다. I&I는 발전, 철강, 수처리 등이 대표적인 상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쉽지 않은 분야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발주물량이 풍부하고 안정적인 메이저 발주처와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사우디 아람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애드녹(ADNOC), 알제리 소나트랙(SONATRACH), 인도 ONGC, 태국 PTT, 멕시코 페멕스(PEMEX) 등 산유국 국영석유회사(NOC)가 주요 고객이다.
여기에 올 초 세계적 화학기업 다우케미컬이 발주한 플랜트와 지난 8월 세계 1위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이 발주한 육상 원유생산 플랜트를 각각 수주하며 고객을 오일메이저(IOC)기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박기석 사장은 "프로세스 혁신 등을 통해 이익률을 높이고 있고 성장 속도에 선행하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7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확보했다"며 "2015년까지 수주 300억달러, 매출 2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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