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서울시장선거 당선자들의 캐치플레이즈

뉴스1 제공  | 2011.10.23 14:02
(서울=뉴스1 허남영 기자, 심혜민 인턴기자) 3일 후면 새로운 서울시장이 탄생한다.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정책 대결, 공약 선거는 실종되고 각종 음해성·비방성 폭로전이 이어지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돌이켜 보면 열흘째 이어진 선거운동기간동안 당선이 유력시되는나경원, 박원순 두 후보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생각이든다.서로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한다며내뱉는 비방과 폭로전이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기억밖에 없는 듯하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의 출범이후 이후조순, 고건, 이명박, 오세훈 전 시장 등4명이 민선 서울시장을 역임했다.

모두 5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물론 지금처럼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난무하곤 했지만하나같이 자신의 강점과 시대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앞세워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경제시장’ 조순


1995년 실시된 제1회 서울시장선거의 주요쟁점은 교통, 환경, 안전이었다. 대중교통, 오존층 파괴, 시설물안전이 시민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당시 다수의 후보들이 이와 관련된 정치 구호를 앞세워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 했다.


이와 달리 당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조순 후보는 ‘경제시장 조순, 서울을 바꿉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전면에 내걸었다. 서울대 경제학교수, 경제부총리 등을 지낸 경제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킨 것이다.


당시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혔던 박찬종, 정원식 두 후보가 각각 ‘서울을 시원하게’, ‘시원하게! 깨끗하게! 편안하게!’를 외치며 환경과 교통에 집중했던 것과는 차별화된 선거 전략이었다.


선거 결과는자신의포지셔닝을 끝까지 고수한‘경제시장’ 조순의 승리였다.


◇‘서울전문가’ 고건


3년 뒤인 1998년에 제2회 서울시장 선거가 치러졌다. 그 해 대한민국은 97년 말 터진 IMF사태로 국가적 위기상황에 처해 있었다.


당시 선거에서 수도 서울의 시장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위기관리능력이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고건 후보는 ‘서울은 고건, 서울전문가 고건‘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전문 행정관료 출신으로 관선 서울시장을 역임했고 97년 총리로 재직하는 등 서울 시정과 행정에 밝다는 점을 십분 활용했다.


자신만이 위기 속에서도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켰다.


고건 후보의 카운터 파트너는 마지막 관선 서울시장을 지낸 한나라당의 최병렬 후보였다. 최 후보는 강점인 추진력과 뚝심을 강조하며 ‘서울을 살려낼 구원투수’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자신이 적임자임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서울의 유권자는 강력한 리더십 보다 위기 속 관리자형인 ‘서울전문가’ 고건을 선택했다.


◇‘일 잘하는 이명박’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 중에 실시된 제 3회 서울시장선거의 쟁점은 청계천 복원과 행정수도 이전이었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이명박 대통령은 ‘일 잘하는 경제시장’을 자처하며 유권자를 공략했다.


아울러 ‘성공한 샐러리맨’, ‘샐러리맨의 신화’, ‘국제경영감각을 갖춘 검증된 일꾼’ 등의 구호와 선거 전략으로 ‘일 잘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굳혀 갔다.



이 대통령의 상대는 젊고 참신한 이미지의 민주당 김민석 후보였다.


김민석 후보는 ‘앞으로 갑시다’, ‘따뜻한 서울’, ‘균형발전’이라는 서울의 미래를 암시한 캐치프레이즈로 차별화를 꾀했다.


청계천 복원 문제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 차이는 선거의 분수령이었다.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김 후보는 예산 등의 문제를 들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약속대로 지금의 청계천을 복원해 냈다.


◇고정지지층의 문화시장 젊은 오세훈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가 맞붙은 2006년 제4회 서울시장선거는 기존 이미지 선거가 아닌 정당지지층간의 선거로 평가된다.


2006년 5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실시한 심층 여론조사 결과 열린우리당의 고정지지층은 11.9%인 반면 한나라당의 고정지지층은 27.7%였다.


당시 오세훈 후보는 ‘맑은 서울, 매력 있는 서울’이라는 구호 아래 문화발전과 균형발전, 뉴타운 개발을 통한 강북의 발전, 콘텐츠 개발을 통한 문화서울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맞선 강금실 후보는 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보람이가 행복한 서울’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친근한 옆집 아주머니 이미지로 유권자에게 다가 갔다.


하지만 이미지에 움직이는 부동층이 많지 않았던 4회 서울시장선거는 기존지지층의 우세에 힘입어 오세훈 후보가 역대 최고의 득표차이(약 113만표)로 강 후보를 따돌리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2010년 열린 제5회 서울시장선거에선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맞붙었다.


오 후보의 ‘일 잘하는 젊은 시장’에 맞서 한 후보는 ‘사람특별시’로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었다.


선거운동기간 내내 오세훈 후보는 각종 여론 조사에서 10%p 이상 앞서며 손쉬운 당선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겨우 2만 6천여표 앞선 오세훈 후보의 힘겨운 승리였다.


서울지역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개 구에서 한명숙 후보가 승리했고,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오세훈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면 뒤바뀔 뻔한 결과였다.


그간 서울시장 선거는 후보 개인의 이미지와 정당지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당락을 결정지었다.


이번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후보 이미지와 정당지지가 격렬하게 부딪히는 선거다.


이번 선거에선 어떤 구호와 선거 전략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지, 앞으로 3일 후면 그 결과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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