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추모식 엄수, IT업계 거물 대거 참석(상보)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11.10.17 16:19

빌게이츠, 빌 클린턴 등 고인의 넋 기려… 교회 추도식에 스님도 '이례적' 참석

수십대의 검은색 리무진이 스탠퍼드대학 안으로 무겁게 들어왔다. 검은 정장을 입은 추모객들은 수백개의 양초가 밝힌 길을 따라서 대학 내 '메모리얼 처치'로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애플의 공동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 풍경이다.

잡스의 추도식이 1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 소재 스탠퍼드대학 내 교회에서 IT업계 거물 수십명과 고인의 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찰과 캠퍼스 경비원들은 초청장을 확인하며 일반인들의 출입을 제한해 이 지역 일대는 6~8시간 동안 통제됐다.

잡스에 이어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1000명이 수용 가능한 예배당 안으로 스님과 함께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잡스는 십대부터 인도철학과 선불교에 심취해 명상을 즐겨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날 추도식 식순에는 불교식 의례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잡스 사망 뒤 미 언론들은 잡스가 1973년 인도를 여행한 뒤 불교 신자가 됐으며 애플 제품에서 보여지는 단순함은 선불교의 영향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잡스는 현재의 부인인 로렌 파월과의 결혼식도 일본 선불교 승려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추도식에는 스콧 포스톨 애플 수석 부사장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앨 고어 미 전 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래리 페이지 구글 CEO, 뉴스코프의 루퍼트 머독 회장 겸 CEO, 마이클 델 델컴퓨터 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존 밀러 뉴스코퍼레이션 최고디지털책임자, 존 래스터 디즈니·픽사의 크리에이티브총괄담당(CCO) 등이 참석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전 부인인 마리아 슈라이버와 세계적 록 밴드 U2의 보컬 보노도 예배당에 입장하기 전 교회 앞뜰에서 추모객들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영화배우 팀 알렌과, 잡스가 대학시절 잠시 사귀기도 했던 유명 포크 가수 조안 바에즈도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잡스의 여동생이자 유명 소설가인 모나 심슨은 가장 먼저 추도식에 도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잡스 추모식 참석을 위해 한국시간으로 지난 16일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추도식 이후에는 스탠퍼드대학 내 로댕조각정원(Rodin Sculpture Garden)에서 추모객들을 위한 행사가 이어졌다.

추도식의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영국의 영화배우 겸 작가 스티븐 프라이는 트위터를 통해 "이보다 더 아름다운 추도식은 없을 것"이라며 "추모객들은 (고인의) 열정과 사랑, 우직함(simplicity)과 함께 했다"고 인상을 남겼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16일을 '스티브 잡스의 날'로 선포했다. 캘리포니아의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성명에서 "그의 삶과 업적을 통해 스티브 잡스는 캘리포니아 드림을 실현시켰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는 잡스가 2005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연설했던 곳이다.

한편 애플은 회사 임직원들이 참석하는 추모 행사를 오는 19일 쿠퍼티노 본사에서 별도로 열 계획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전세계를 열광시킨 잡스는 췌장암으로 7년간 투병하다 지난 5일 향년 56세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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