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책임' 보험사, 장기 국채 안사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11.10.18 06:59

절대 저금리 상황 탓 장기 국고채 매수 실종..자산 증가에 따라 장기채 재강세 전망

보험사들의 장기 국고채 매수가 실종됐다. 오랜 기간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보험사는 필수적으로 장기채 매수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최근 시중 금리가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보험사들이 장기 국채에서 적정 수익률을 올리기 힘들게 됐다. 보험사들은 국공채보다 금리가 높은 공사채나 회사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조만간 국공채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료 수입으로 자산은 늘어나는 데 국공채 외에 다른 채권 매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이 한 단계 더 강세(금리 하락)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보험업계가 지난 달 순매수한 채권 규모는 5조1917억원에 달했다. 지난 8월엔 1조9246억원 어치 순매수를 보였다.

전체 순매수 규모로 보면 보험사의 채권 매수 기조는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종목별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국공채만 따로 떼어 보면 보험사들은 지난 9월 1조1351억원어치 순매수, 8월엔 7245억원어치 순매도를 보였다. 보험사가 국공채를 순매도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대신 특수채나 회사채 매수 규모가 커졌다. 특수채는 지난달 2조229억원, 8월 9747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특수채는 주로 공기업이 발행하는 공사채가 포함된다.

보험사들은 산업의 특성상 장기 채권을 순매수하는 기조를 띨 수 밖에 없다. 다수의 계약자로부터 보험료를 거둬 미래에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되돌려주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운용하는 보험상품은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으로 나뉜다. 보장성 보험은 4% 안팎의 예정이율을 부과하고 있고 저축성 보험은 5%대의 공시이율을 예정하고 있다. 최소 5%이상의 운용 수익을 내야 이자지급분을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 국공채 10년 금리는 3.77% 수준이다. 10년만기 국고채만 투자해선 보험금 적립에 필요한 적정 수준의 이자수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결국 회사채와 공사채 등으로 자산 운용 수익률을 맞추고 있다. 최근 10년 짜리 국공채 대신 공사채 매수에 나선 이유다.

문제는 만기 구조다. 회사채는 길어야 5년, 공사채는 길어야 5~10년의 만기로 발행된다. 보험사들은 매월 보험료를 새로 받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장기 채권을 매수해야 한다. 5년 이하 공사채나 회사채를 인수하다간 향후 보험금 지급 시기에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맞추지 못할 우려가 높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최소 만기 10년 이상의 채권을 매수해야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보유채권 평균만기)을 맞출 수 있다"며 "현재는 공사채의 매력이 커진 상태이지만 공사채와 국공채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면 공사채 매수는 약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도 "보험사들은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역사적 금리 저점 대에서 보험사들이 채권을 매수하지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자산이 늘어난다면 장기채 매수 유인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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