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없는 애플, 인재 유출 본격화?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1.10.08 13:31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그동안 스카우트 어렵기로 유명했던 애플 직원들의 '인재유출'이 우려된다고 인터넷 신문 허핑턴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막대한 스톡옵션과 잡스에 대한 높은 충성도 등으로 고위 임원에서 사원까지 애사심이 높은 것으로 유명했던 애플이지만 잡스의 사망으로 경쟁업체로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단 관측이다.

컨설팅 업체 엔델 그룹의 엔델그룹의 롭 엔델 애널리스트는 "애플 직원들은 여러 측면에서 잡스에게 개인적인 충성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 잡스는 더 이상 없다"며 "이들이 이제는 다른 기회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2개월 간 직원들 사이에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탐색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잡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56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애플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사망원인을 밝히지 않았으나 그가 2003년 췌장암 판정을 받은 후 오랜 시간 투병해왔다는 점은 그의 사망 원인을 짐작케 한다.

퍼시픽 크레스트의 앤디 하그리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인재 '엑소더스'가 장기적으로 애플에 손해를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내부에는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인재들이 있다"며 "애플이 이 인재들을 잃어버린다면 지금까지 그들이 만든 제품과 많은 경험과 역사, 재능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인재 유출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한다. 소매담당 최고책임자였던 론 존슨은 올해 초 미국의 소매업체 JC 페니의 최고경영자(CEO)로 스카우트 됐으며, 애플의 운영체제 개발을 이끌었던 버트랜드 셀렛도 회사를 떠났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고위 경영진들을 붙들어 두는 임무가 잡스의 후계자 팀 쿡에게 달려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애플을 떠나 다른 업체의 CEO가 돼 달란 제의를 뿌리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전문 블로거로 유명한 호레이스 데디우는 "애플을 떠나겠다고 팀 쿡에게 보고하는 인물이라면 다른 회사의 CEO 제의를 받고 이동하는 수준일 것"이라며 "잡스가 있었다면 이들에게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며 머물게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도 빌 게이츠가 경영일선에서 물러선 다음 서서히 인력 유출이 발생했다. 소프트웨어아키텍처 수장을 맡아왔던 레이 오지를 비롯해 MS의 몇몇 인재들은 게이츠가 경영일선에서 물러선 후 돌연 사퇴를 발표했다.

그러나 애플이 계속해서 최고의 인재들을 머물게 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잡스가 만들어 놓은 문화가 창조적인 인재들에게 최선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영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니드햄앤컴퍼니의 찰스 울프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애플 임원들은 애플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지위가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 한다"고 전했다.

울프는 "여기는 돈을 좇아 어디든 가는 월스트리트가 아니"라며 "많은 기업들이 애플 직원들을 원하겠지만 이들은 쉽사리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몇몇 실리콘 밸리 채용 담당자들도 울프의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한다. 애플의 주가가 떨어지고 몇몇 애플 임원들이 회사를 떠나도 대부분의 직원들은 남아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컨설팅업체 크리에이티브스트레티지스의 팀 바자린 사장은 "무엇보다도 팀 쿡, 디자인 담당 조너선 아이브, 마케팅 '구루' 필 쉴러 등 잡스의 최측근들은 현재 애플을 떠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바라진은 "이들은 좋은 대접을 받는 데다 애플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들은 잡스가 남긴 것들을 보존하고 잡스의 비전을 수행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소재의 IT 벤처 채용 전문 업체 그린서치의 로버트 그린 설립자는 "7년 간 애플의 인재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애플은 일하는 데 있어 최고의 직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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