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2월부터 죽음을 준비했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1.10.07 17:08

마지막까지 자제력 잃지 않고 지인들과 작별인사, 가족들에 무한애정

스티브 잡스가 지난 2월부터 자신의 죽음을 감지했으며 죽음을 앞두고 무엇보다 가족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잡스와 그의 아내 로렌.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잡스는 자신에게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소수의 지인들에게 이 사실을 조용히 알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사실은 많이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곧 잡스의 집은 그를 만나려는 사람들도 크게 붐비기 시작했다.

잡스가 타계하기 몇주 전 부터는 그에게 작별인사를 하려는 사람들의 방문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그의 아내인 로렌은 마침내 "남편이 너무 피곤해 한다"며 방문객을 돌려보내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 몇주동안은 계단을 오르내릴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너무 나빠지기도 했다.

그의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를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은 타임 최신호(17일자)에 쓴 에세이에서 "잡스가 타계하기 몇주전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자택을 찾았을 때 그는 계단을 오르내릴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돼 1층 침실에 옮긴 상태였다"며 "잡스는 1층 침실에서 통증으로 괴로워하며 몸을 웅크리고 있었지만 정신은 맑았으며 유머 감각도 활기가 넘쳤다"라고 설명했다.

잡스는 인생의 마지막을 앞두고도 늘 그랬던 것처럼 통제력을 잃지 않았다.

그는 절친인 내과의사-예방보건 전문가 딘 오니시를 자신이 좋아하는 스시집 진쇼로 초청해 ‘마지막 만찬’을 함께 했다. 또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존 도어, 애플 이사회 이사인 빌 켐벨,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아이거 등과도 만나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잡스는 죽음을 앞두고도 애플 경영진을 만나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된 아이폰4S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친한 친구들을 만났을 때는 새로운 약을 복용하고 있다며 희망을 얘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가족들이었다. 가족들은 적어도 65억달러에 이르는 유산을 받게 되지만 가족들은 더 큰 슬픔과 함께 한 남자보다 전설의 상징이 돼버린 그를 간직해야 하는 책임까지 갖게 됐다.

스티브의 절친인 오니시 박사는 “그것은 스티브가 선택한 것이었다”며 “자녀들을 둬서 기쁘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는 '내가 이제까지 한 그 어떤 일보다도 1만배는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니시 박사는 “스티브에게 있어 모든 것이 삶 자체였다. 그는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순간조차 결코 허비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돼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남겨진 선택에 대해서는 통제하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잡스가 죽음을 몇 달 앞두고는 그의 저택 주변에는 경호원이 배치됐다. 잡스 저택의 현관에 가기위해서는 2대의 검은색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거쳐야 했다.

잡스의 여동생인 모나 심슨은 “마지막 몇주 동안 오빠는 애플과 네 자녀 그리고 아내 생각 뿐이었다”며 “오빠는 자신이 이들 곁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괴로워했으며 부드러운 어조로 이를 사과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잡스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작별 만찬이나 공로상 수여 등의 제안이 들어왔지만 이를 모두 거절했다.

오니시 박사는 “그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굉장히 인간적인 사람이었다”며 “그러한 성품이 그를 위대하게 만들었다”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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