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美 '바추카포'에서 배울 6가지 교훈 - FT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1.10.07 13:48
프랑스-벨기에 합자은행인 덱시아가 유럽 재정위기의 첫 희생자가 되면서, 유럽의 재정위기가 은행위기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의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 정치권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대응책의 일환으로 은행 재자본화에 대한 논의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타임스(FT)는 7일 미국이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을 통해 지난 2008~2009년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유럽도 소위 유로 부실자산구제계획(EURO TARP)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FT는 늦었지만 이번 주 들어 유로존 지도자들이 대책을 강구할 시그널을 내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지나치게 흥분하기에 앞서, 미국이 TARP를 통해 무엇을 했는지를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FT는 유럽이 미국의 TARP로부터 배워야할 6가지 교훈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시장을 놀라게 할 정도로 규모가 커야한다
미국 금융위기 때 재무장관이었던 헨리 폴슨은 2008년 TARP를 공개할 때, 자신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시장의 심리를 바꾸어 놓을 `바추카포`를 찾고 있었다는 말을 동료들에게 했다. 당시 7000억달러의 TARP는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고 충분히 많다고 여겨졌다. 나중에 기대치가 높아져 1조달러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나오면서 자금 규모에 대한 의구심이 시작됐지만, 이는 시장의 심리가 바뀐 뒤의 일이다.

◆둘째, (정책 메이커의) 조정(co-ordination)이 중요하다
폴슨의 `바추카포`가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이유 중 하나는 하나의 팀에 의해 `바추카포`가 발사되었다는 점이다. 즉, 재무부와 연준이 하나의 팀처럼 긴밀한 조정을 통해 정책을 마련했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2008년 하순에는 투자자들이 정책을 기다릴 여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재무부-연준 간의) 긴밀한 조정은 매우 중요했다.

◆셋째, 과잉 민주주의는 도움이 안된다

TARP 초기 국면에선, 정치인들이 개입했다. 미 의회는 처음에는 폴슨의 계획에 반대했고, 시장이 붕괴한 이후에나 폴슨안을 승인했다. 다행히 나중에 관료들이 탄탄한 팀을 꾸려 상황을 통제하며, TARP `바추카포`를 신속하게 정 조준해 발사할 수 있었다. 폴슨이 은행장들을 일요일 오후에 재무부에 소집시켜 자본투입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해 사인을 받아낸 점을 기억하라. 만약 의회가 개입했다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

◆넷째, 유연한 계획이 필요하다
폴슨이 처음에 TARP를 만들 때, 그의 팀은 7000억달러를 은행의 부실자산 매입에 활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나중에 이러한 계획을 바꾸어 은행의 재자본화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금융 역사학자들이 이 결정이 옳았는지를 놓고 끝없는 논쟁을 벌이겠지만, 당시 재무부는 커다란 자유재량을 가지고 있었다.

◆다섯째, 부실자산 처리는 가장 주목받는 것(남유럽 국채문제)부터
정치적으로 민감해, 유럽의 감독당국은 스트레스 테스트(은행 자본적정성 평가) 결과 시장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유로존 국채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은행의 문제를 처리할 때는 대중과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는 가시적인 문제부터 처리해야 한다.
2009년 미국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도 완벽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일부 전문가는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충당금이 턱없이 부족했고, 보유 국채에 충담감은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 은행의 최대 이슈는 거주용 모기지(주택담보대출)였다. 미국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시장을 정말로 괴롭혔던 이러한 이슈를 치료했다. 즉, 주택 모기지(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충분한 충당금이 있는지를 테스트 한 다음, 시장의 심리를 바뀌기에 충분히 믿을 수 있도록 충당금을 쌓도록 했다.

◆여섯째, TARF 지원금은 대부분 돌려받는다
2008년에는 금융권에 지원된 7000억달러의 TARP 자금 대부분이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금 미국 재무부 관리들은 실질적인 손실이 500억달러로 생각한다. 일단 TARP가 시행되면, 시장의 심리가 개선된다. 그런 다음에는 자산가치가 상승하고 은행의 이익이 늘어나, 은행들이 TARP 자금을 더욱 많이 상환하게 된다. 이러한 행복한 결과는 비단 미국만은 아니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일본도 과거 금융위기 때 은행에 지원했던 TARP 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유럽 TARP가 시행된다면, 이 역시 장기적으로 돈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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