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떠난 애플, 글로벌 IT 패권구도 바뀌나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11.10.06 19:16

'구글-삼성-MS' 등 IT공룡의 힘의 균형 향배는? 애플, '폐쇄'→'개방'정책 전환도 주목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타계한 이후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 패러다임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운영체제(OS)·소프트웨어(SW) 등 플랫폼 부문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하드웨어 부문에선 삼성전자, HP 등 경쟁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특히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스마트TV 등 스마트 IT 시장이 글로벌 IT공룡들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이 시장을 리드해왔던 애플과 반(反) 애플 진영간 사활을 건 전쟁이 한창이다.

반(反) 애플 연합진영의 목표는 하나다. 혁신 IT 시장에서 애플을 반드시 따라잡겠다는 것. 이 기회를 놓치면 결국 미래 IT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글로벌 IT업계간 합종연횡도 결국 이 때문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휴대폰 제조사인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전격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무료로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면서 스마트폰 OS 분야의 강자로 부상했지만, 하드웨어 기반을 갖추지 않으면 애플을 넘어설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천억원대의 비용 논란'도 제기됐지만 삼성전자가 MS와 특허 관련 크로스라이선스를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와 MS간의 협력은 모토로라 인수로 휴대폰 제조영역까지 야욕을 보이는 구글을 견제하는 동시에 '망고'를 통해 모바일 OS 사업재기를 노리는 MS와 손잡고 反 애플 연합전선을 강화하는 이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장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절대적 카리스마로 애플을 지휘해왔던 스티브 잡스의 타계는 적잖은 변수로 대두될 전망이다.

IT 전문가들은 잡스 타계 이후 애플이 폐쇄적 경쟁구도에서 개방적 경쟁구도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핵심분야의 경쟁자들과 특허 소송을 진행 하는 등 유아독존식 경쟁전략으로 일관해왔다. 심지어 '아이팟' 출시 당시부터 플래시메모리와 LCD 패널을 공급받으며 핵심 협력사로 자리잡아온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전쟁을 벌일 정도다.


그러나 잡스 타계 이후 팀 쿡 CEO 체제에선 '수익 극대화'가 당장의 목표가 될 수 밖에 없다. 이사회조차 강력한 리더십을 인정받았던 잡스와는 달리, 팀 쿡은 경영 능력과 수완을 검증받아야한다.

후발 주자들에 대한 불필요한 견제보다는 차기 신제품의 적기출시를 통한 매출 확대가 더 시급해졌다는 얘기다. '아이폰4S'와 동시 개발돼왔던 '아이폰5'가 적기 출시되지 못했던 이유도 특허 맞소송에 따른 위험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신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가 빈약한 애플 입장에선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과의 크로스라이선스 등을 통해 우군 확보가 절실하다는 관측이다.

IT시장분석기관인 KRG 김창훈 부사장은 "잡스 시대에는 애플의 독불장군식 사업전략이 통했을 수 있겠지만 팀 쿡 체제로 전환되면서 보다 유연한 개방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배타적인 경쟁구도보다는 우군 세력를 규합하며 수면 밑에서 시장을 통솔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패권구도에서 '反 애플전선'을 유지하면서도 '동상이몽'일 수밖에 없는 IT기업들의 협력과 다툼은 어떻게 전개될까.

"(우리 기업에게) 애플보다 더 위험한 적은 구글일 수 있다"며 "향후 주도권이 구글에게 넘어간다면 잡스 없는 애플의 불행은 애플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는 국내 통신서비스 사업자 관계자의 일침을 새삼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4. 4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
  5. 5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