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MB 다시 위기 전면에 서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11.10.06 17:45
"전체적으로 위기감을 갖고 비상체제로 전환해 경제상황을 점검하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재정위기로 코스피지수가 1년2개월 만에 1700선이 무너지고 원달러 환율 마지노선으로 인식되던 1200원이 위협받던 지난달 26일, 이명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비상체제로의 전환을 지시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라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며 지난해 9월 평시체제로 돌린지 1년 만에 다시 비상체제로 회귀한 것이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청와대는 6일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재가동하는 등 발 빠른 후속조치에 착수했다. 금융지주회장과 국책은행장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글로벌 재정위기의 금융부문 영향 및 대응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려운 때에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수출과 기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세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위기 속에서 금융 산업의 차별화된 역할을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수출 보증 등 금융권에서 기업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전략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위기도 우리 경제의 장점인 수출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금융수장들에게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한 것이다.


이 대통령에게 이날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의 의미는 남다르다. 먼저 이번이 꼭 100번째 회의다. 금융위기가 한창 진행되던 2009년 1월 비상경제정부를 선포하면서 시작된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지난해 8월까지 69회 열렸고, 지난해 9월부터는 국민경제대책회의로 전환해 다시 30차례 개최됐다. 한국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이 회의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상경제대책회의의 부활은 우리 경제가 다시 위기 국면에 들어섰음을 공식화하는 의미도 있다. 자타 공인하는 경제통인 이 대통령은 다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시애틀을 순방했을 때는 "대통령이 돼서 (경제)위기를 두 번이나 맞는다"면서도 "내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 위기를 두 번 맞는 게 다행"이라며 위기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각국이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 붓는 바람에 이번 재정위기 해결은 더욱 어렵고 오랜 시일일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의 위기 극복 노하우와 자신감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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