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달러 받고 열정 쏟은 애플, 잡스 최대 유산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10.06 09:48

1997년 애플 복귀후 550만주 애플 주식 한 주도 매각 안해

2011년 10월5일 세상을 떠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항상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라고 강조했다. 사랑하는 일을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말도 남겼다.

잡스에게 애플은 사랑하는 연인이자 일생일대의 프로젝트이자 인생 그 자체였다.

잡스는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쫓겨난 지 11년만인 1997년 애플로 돌아왔고 이후 지난 8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만 14년간 애플에서는 매년 1달러, 14년간 총 14달러의 연봉만 받았다.

애플은 그에게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혁신의 도구였다.

지난 8월24일 잡스가 CEO 자리에서 물러날 때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자매 사이트 FINS는 CEO로서 잡스가 받은 연봉은 매년 1달러, 14년간 총 14달러에 불과했다고 보도해 화제를 모았다.

애플의 올 1월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잡스는 지난해에도 CEO로 노력한 대가로 단 1달러만을 받았다. 잡스는 다른 CEO들이 탐욕스럽게 챙기는 신주를 비롯한 스톡옵션도 전혀 부여받지 않았다.

아울러 잡스는 1997년 애플로 돌아온 이후 보유하고 있던 550만주의 애플 주식 가운데 단 한 주도 매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잡스는 지난 14년간 주식도 팔지 않고 신주도 받지 않고 1년에 1달러씩 받으면서 어떻게 매일 입고 나오는 검정색 터틀넥과 청바지를 비롯해 14년간의 생활을 꾸려올 수 있었을까.

일단 애플의 연차보고서를 보면 애플은 그간 잡스의 여러 비용들을 법인 차원에서 처리했다. 잡스가 6개월간 병가를 떠나 있었던 2008년에도 병원비를 비롯한 80만달러의 비용을 잡스에게 썼다.


하지만 애플이 잡스에게 법인 비용으로 지불한 금액은 잡스가 그간 받은 배당금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잡스는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 주식 1억3800만주를 통해 매년 약 4800만달러를 배당금으로 받아왔다.

잡스는 대부분의 CEO들이 회사에서 지원 받는 비용 처리 외에는 애플에 거의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하지 않은 채 보유한 디즈니 주식의 배당금으로 생활해온 것이다.
잡스는 애플 현업에서 물러난후에도 자신의 '캐시카우'였던 디즈니 이사직은 고수해왔다.

미국의 CEO들, 특히 월스트리트 금융가들의 과도한 욕심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잡스가 그토록 많은 헌신을 하고서도 애플에서는 매년 단 1달러의 연봉만 받았다는 사실은 놀랍다.

애플은 잡스 복귀 이후 시가총액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뛰어넘어 기술주 최대로 늘었을 뿐만 아니라 24일(현지시간) 현재 다시 2위로 떨어지기 전에는 석유회사 엑손모빌을 제치고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애플의 놀랄만한 변신과 성장이 잡스의 작품이라는 사실에 이견을 달 사람이 없다. FINS는 이처럼 탁월한 헌신을 하고도 잡스가 애플에서 14년간 단 14달러를 받은데 대해 "A+의 보고서를 제출하고 F의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잡스가 1983년에 펩시콜라에서 스카우트해 애플 CEO로 앉혔던 존 스컬리는 FINS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는 세기의 마술사"라며 "타협은 없었다. 일생에 걸친 그의 열정은 한 번에 한 사람씩 세상을 바꾸는 것이었다. 그는 이 일을 우리를 웃게 만드는 엄청난 제품들로 이뤄냈다."

다만 애플의 올 1월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1999년에 잡스에게 보너스로 제트기 한 대를 선사했다. FINS는 따라서 "연봉 1달러짜리 CEO도 그리 나쁘진 않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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