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주식 저평가에 금기깨고 자사주 매입 결단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2011.09.27 03:00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 저평가...최대 279억달러 쏜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최근 주가 급락속에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마저 내재가치 이하로 떨어지면서 그간 금기를 깨고 자사주 매입을 결단했다는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간)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는 자사주 매입계획을 승인했다. 이는 버핏이 기술주 거품 붕괴시절인 2000년 대규모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음을 처음 시사한 후 11년만이다. 버핏은 당시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이같은 뜻을 내비쳤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버핏은 성명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현금이 200억달러 이하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무제한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6월말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 현금이 479억달러 였음을 고려할 때 가용재원은 최대 279억달러(한화 약 33조 5000억원)에 달한다.

"클래스 A와 클래스 B 주식 모두 매입대상"이 되며 "장부가치에서 프리미엄이 10%를 넘지않는 가격범위에서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핏은 "자사주 매입이 공개시장 매입은 물론 사적매입으로도 이뤄질 수 있다"고 전제한뒤 "매입한도는 가용현금 수준, 가까운 장래 새로운 사업기회 출현여부, 주가 저평가 정도에 대한 판단 등에 따라 달라질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기업 인수를 재추진할 정도로 새로운 사업기회가 발견되지 않고 주가 저평가가 해소되지 않는 한 최대 279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다 쏟아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버핏은 회사를 키워오면서 현금이 넘쳐나도 그것을 사업이나 외부기업에 재투자해서 주가를 올리는 것으로 주주에게 보상하는 것을 신조로 삼아왔다. 자사주는 물론 지금까지 주주에게 배당한푼 준 일이 없다.

그러나 올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및 유로존 재정난 공포속에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도 크게 빠지면서 마음을 바꿨다는 분석이다. 넘치는 현금으로 외부에 투자하기 보다는 차라리 저평가된 자사주를 사서 주가를 부양하는게 주주이익에 더 보탬이 된다는 판단이다. 자기가 자기에 투자한 셈이다.

올들어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 A, 클래스 B 주식은 17% 가량 빠졌다. 장부가치 대비로는 주가가 10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적으로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들어 버핏은 여러차례 대규모 M&A를 공언해왔지만 실제 추진된 것은 윤활유회사 루브리졸 뿐이다. 올 2월 주주서한에서 '코끼리를 사냥할 총이 장전됐다. 손가락이 근질 거린다'고도 했다. 그러나 루브리졸 보다 큰 코끼리급 M&A는 아직 무소식이다.

이날 자사주 매입소식에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 A주식은 6.7%, 클래스 B주식은 6.8% 급등중이다. 버핏 모멘텀 속에 금융주도 동반 상승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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