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중국 소비의 시대', 유망산업은?

머니투데이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 2011.09.27 06:00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빚인데 '빚의 덫'에 걸린 미국과 유럽을 보면 정말 아수라장이다. 일단 사고, 돈은 나중에 계산할 수 있는 서방세계의 플라스틱머니의 마술이 그 효과를 다했다. 소비가 왕이라는 미국식 소비문화의 종말이 온 것이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서방세계는 5년이 걸려도 디레버리징이 마무리될지 미지수다.

서방세계는 30년간 빚으로 만든 소비 무아지경에서 빠져나오느라 안간힘을 쓰는 반면 지금 30년간 번 것의 50%를 저축한 중국의 왕서방들이 펑펑 돈을 쓰는 '중국 소비의 시대'가 왔다. 제주면세점의 매출 70%를 중국인이 싹쓸이 하고 있다. 유럽도 명품의 30%를 중국관광객이 마구 사들이고 있다. 명품브랜드 프라다가 유럽이 아니라 홍콩에서 상장해 중국부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많은 이가 세계 경제에서 '중국 대안론'을 거론하지만 중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에서 아직 미국을 대신할 대안이 아니다. 전세계 GDP의 25%를 차지하는 미국 GDP의 40%밖에 안되는 중국이 어떻게 미국을 대신하겠는가? 패권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는 세계의 견인차가 미국이든 중국이든 관계없다. 잘 달리는 기관차에 올라타 달리기만 하면 된다. 한국으로 보면 중국은 이미 미국을 넘어선 '미국의 대안'이 되어버렸다. 이미 경제적으로 중국은 한국 경제의 운명이다.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의 수출비중이 3분의1이고 무역수지흑자는 한국 전체 흑자의 1.7배가 중화권에서 나온다. 한국의 대미 수출비중은 10%에도 못미친다. 대중 무역흑자는 대미 흑자의 7.4배다. 세계 경제가 불황으로 가는데도 한국의 수출이 두자릿수 성장,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중국 때문이다.

이런 중국의 소비시대에 투자할 만한 유망산업은 무엇일까. 중국 전체 인구의 47%가 60년±7년생들이다. 소위 '60후(后)세대'가 중국의 구매력이다. 이들이 필요로 하고 결혼적령기에 들어설 이들의 자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중국의 유망산업이다. 중국의 과거 30년 간의 성장이 공업화로 이룬 성장이라면 미래 30년은 도시화다. 집을 짓고 나면 이어서 차를 사고, 옷을 사고, 좋은 식당에 가서 즐기는 것이 선진국 소비폭발의 공식이다.

이를 중국에 대입해보면 이미 집과 자동차가 시동을 걸었고 다음은 패션이다. 모피코트 입고 자동차 타면 다음은 와인이다. 먹거리의 고급화다. 이미 중국에서 주택과 자동차가 봇물을 이루고 있고 다음은 패션과 먹거리다.


용과 황금의 나라 중국에서 투자할 만한 산업은 패션과 황금·주얼리산업과 같은 '과시형산업'이다. 금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 황금에 대한 투자는 영원한 로망이다. 상장된 황금관련 회사의 주가는 금값보다 상승폭이 더 크다. 소득수준이 높아진 중국에서는 '백색 산업'이 잘 된다. 소위 마오타이 우량이에 같은 백주와 우유가 바로 성장산업이다.

중국 X세대들은 외아들·외딸로 성장한 사람들이다. 외로움은 중독산업에 쉽게 빠져든다. 게임, 엔터테인먼트, 카지노, 비디오, 패션, 화장품, 성형 같은 의료서비스 등 소위 '중독성산업'이 중국의 성장산업이다.

중국은 정부가 한다고 하면 무조건 하늘이 두쪽이 나도 목표치를 달성하는 나라다. 중국의 '정책성산업'이 유망산업이다. 2015년 이후 현재와 같은 중저부가가치의 산업구조로는 중국의 성장세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이고 전세계 어느 나라도 아직 확실한 선두를 잡은 적이 없는 신에너지, 신소재, 전기차, 첨단장비, 바이오, 환경보호, 차세대IT 등 '7대 신성장산업'에 앞으로 5년을 걸었다. 이미 신소재와 전기차 등 첨단산업의 핵심이 되는 희토류 금속업종의 주가는 상반기에만 2배 이상 올랐다.

중국은 금융위기가 생기자 미국의 뉴딜 정책처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10조위안을 퍼부어 경기를 살렸고, 다시 선진국이 신용위기에 빠져 경기부진이 장기화되자 주택가격 안정을 내걸고 주택 1000만가구를 짓고 2015년까지 3600만가구의 집을 짓는 '2차 뉴딜정책'을 시작했다. 건설경기 호황에 힘입은 중국의 건설기계업종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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