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가보지도 못한 나라 때문에..."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11.09.23 09:52

증시급락 속 개인투자자 한숨만.."국제정세 예측불허 저가매수 문의도 뚝"

"평생한번 가보지도 못한 나라 때문에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60대 투자자인 김신연(무직)씨는 23일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 객장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해외증시부터 확인한 김 씨는 전일 유럽 및 미국증시가 폭락한 것을 확인하고 착잡한 마음으로 객장을 찾았다.

김 씨는 "오르던 내리던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 퇴직금으로 쪼개 시작한 주식투자가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인생의 오점을 남기는 듯싶다"고 토로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한차례 곤욕을 치룬 국내증시가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다가 이번엔 유럽발 악재에 발목을 잡혔다.

잠잠하던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또다시 부각되는데다, 국제신용평가사의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까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증시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D증권사 객장에서 시세판을 바라보던 한 투자자는 "평생 살도록 그리스는 커녕 미국한번 가본적인 없는데 왜 그런 나라들 때문에 내 재산이 줄어들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원망을 쏟아냈다.


개방경제인 한국경제의 상황을 따져볼 때, 주요국들의 경제 및 증시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매일같이 주변정세에 휘둘리는 국내증시와 이로 인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자신의 투자자산을 보자니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원망이다.

이 시각 현재 증권사 객장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한 편이다. 국제정세가 아직 안개속이다보니 저가매수를 문의하는 고객이 줄어들었다는 게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S증권사 한 영업점 관계자는 "보통 증시가 급락을 하면 향후 전망과 함께 저가매수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꽤 있다"며 "그러나 미국, 유럽 등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국들이 아직 불안한 상황이다보니 잠시 상황을 관망하는 듯싶다"고 말했다.

반면, 과거 폭락장에서 짭짤한 수익을 거둬본 일부 거액투자자들은 현 상황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보기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세를 늘려가고 있다.

M증권사 한 PB는 "리먼 사태 당시 폭락장에서 대형종목에 투자에 3년 후 상당한 차익을 거둔 거액자산가들이 적지 않다"며 "이들은 현 상황에서도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향후 차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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