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에 다가설수록 SKT 떠나는 외인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11.09.20 14:40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이 STX의 인수추진 포기라는 돌발 변수를 만난 가운데 유일한 인수후보로 남은 SK텔레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긍정론과, 시너지효과가 적은 이종분야 진입으로 통신주의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론이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는 탓이다.

◇외국인, 하이닉스 인수를 싫어해?
STX가 전날 인수추진 포기를 선언하면서 단독입찰 허용 등 향후 매각절차에 대한 채권단의 결정이 남아있지만, 일단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확률이 높아졌고, 주도권도 확보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하지만 하이닉스 인수 호재는 여전히 SK텔레콤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0일 SK텔레콤은 전일대비 2.27% 떨어진 15만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CS,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외국인이 7만9000여주를 순매도,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 이후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고배당을 선호하는 외국인들은 SK텔레콤을 연신 팔아치우고 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지난 7월 8일부터 20일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274만여주에 달한다. 외인지분율은 48%에서 45%대로 떨어졌다.

때문에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오히려 단기적으로 SK텔레콤 주가가 큰 폭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증권사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계속되는 매도는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만일 하이닉스 매각이 무산될 경우에는 외국인들이 다시 순매수로 돌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닉스 인수, 규제+저성장 딜레마의 탈출구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장기적으로 하이닉스 인수는 SK텔레콤에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는 규제산업이며 저성장에 빠진 통신산업이 주력인 SK텔레콤에 새로운 시장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통신 등 내수중심의 SK그룹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며 “하이닉스가 SK텔레콤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는 크지 않겠지만, 사업다각화 측면과 투자대안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손에 넣더라도 SK텔레콤 주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외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금흐름과 배당 때문에 SK텔레콤을 선택한 외국인들의 매도는 인수가 결정되더라도 일정기간 불가피하다”며 “주가 회복의 관건은 플랫폼분사, 스마트폰 확산, 배당 등 호재들을 바탕으로 국내 기관과 투자자들이 얼마나 외국인 매도세를 받쳐주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