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박재완 장관, 환율 개입 공식화했지만...

이대호 MTN기자 | 2011.09.20 17:03
< 앵커멘트 >
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다급해졌는지, 박재완 장관이 시장 개입을 정당화했지만 정작 시장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인위적인 환율개입이란 오명까지 감수할 필요가 있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정부가 환율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구두 개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은성수 국제금융국장이 “어떠한 방향이든 환율의 지나친 급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1년 5개월만에 공식적으로 첫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3거래일만에 환율은 40원 가까이 더 급등했습니다.

급기야 오늘은 장관까지 나섰습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희망 중소기업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15일 정부가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한 것을 두고 "변동폭을 보면 구두 개입을 할만 했다고 본다"며 외환 시장 개입을 본격화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15일 박 장관은 G20 서울 정상회의 결과물을 언급하며 시장 개입을 하지 않는다고 공언했습니다.


[인터뷰]박재완 / 기획재정부 장관
"우리는 작년 서울 액션플랜에 따라서 환율은 가급적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한다는 서울 액션플랜의 원칙을 철저히 지킵니다. "

환율과 관련해 자신이 가장 최근에 한 발언을 뒤집으면서 시장 개입을 공식화 한 재정부 수장. 자칫 투기 세력 등 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 땅에서 우리 주도로 만든 국제적인 약속을 깼다는 비판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편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환율 급등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도 환율이 1150원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외환시장 전문가
"사실 제한적인 효과죠. 당국이 얘기하는 거는... 왜냐면 물량상 역외가 막 사잖아요. 그러면 당국이 구두개입만 하는 게 아니라 실개입도 나오는데 그거를 물량상 감당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 제한적인 효과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거죠. 사실은..."

대세를 거스리며 환시장에 개입하면 늘 실패한다는 교훈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정부. 왜 지금 이 시점에 환시장 개입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는지, 과연 리스크를 떠안은 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벌써부터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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