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출범부터 치명적 결함, 유로본드 꿈 깨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09.20 11:05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동맹) 공동채권인 유로본드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며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한 국채 매입이 가장 현실성 있는 유럽 위기 해법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외교 전문 칼럼니스트인 기디언 래치먼(사진)은 19일(현지시간) '단일 통화의 진짜 치명적 결함'이라는 글에서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유럽의 정치적 정체성이 너무 약해 단일 통화를 지원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래치먼은 유럽 단일통화를 반대하는 유로 회의론자들은 유로화 출범 때부터 지금과 같은 문제를 예견했다고 전했다. 단일 통화를 반대하는 이유 중에는 국수주의적 논리도 있다. 래치먼은 자신도 유로화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국수주의적 논리가 유일하게 자신의 유로 회의론을 흔들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가장 설득력 있는 유로화 반대 논리는 궁극적으로 정치적 결합에 기반하지 않은 단일 통화통맹이 역사상 지속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유로 지지론자들, 특히 영국에서는 단일 통화를 지원하는데 정치적 결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또 다른 유로 지지론자들, 특히 브뤼셀에서는 경제적 결합이 제대로 진전되면 정치적 결합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유로 회의론자들은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속에서는 단일 통화를 지원할 만큼 유럽의 정치적 연대 정체성이 확고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래치먼은 현재 진행되는 일련의 사건들은 유로 회의론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유로 지지론자들은 게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결국 유럽의 유권자들은 유럽의 더욱 공고한 결합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래치먼은 그러나 호세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유로본드 도입 방안을 검토하는 등 더 긴밀한 유럽의 결합에서 해법을 찾는 것은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유로본드는 급박하게 진전되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27개 EU 회원국의 승인을 얻어 EU 조약을 개정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혀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이다.


래치먼은 유럽 유권자들의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유럽의 더 공고한 결합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가장 효과가 있다고 믿으며 이 조건에 부합하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 매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ECB의 국채 매입에도 문제가 있는데 바로 독일이다. 래치먼은 독일 내에서 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에 대해 논란이 심해 ECB 국채 매입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를 독일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래치먼은 유로본드 또는 과세와 재정지출의 단일화를 통한 유럽의 더 공고한 연합은 가망이 없다며 현재 유럽에는 2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나는 현재의 재정긴축과 함께 진행하는 비상 구제금융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유럽 주변국들이 디폴트에 빠져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이다.

래치먼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최근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단기적인 경제적, 정치적 결과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매우 암울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더 강도 높은 긴축과 고실업, 사회적 불안, 정치 과격화, 유럽 국가간 긴장 고조, EU 자체에 대한 위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래치먼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예측이 '맞는 것'이 아무런 이득이 없다며 유로 회의론자들도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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