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STX, 하이닉스 인수전 포기

더벨 박준식 기자 | 2011.09.19 15:36

중동 아바르 펀드 투자철회 의사… 강덕수 회장이 최종결정할 듯

더벨|이 기사는 09월19일(14:24)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STX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서 사실상 철수하기로 했다. 현재 강덕수 회장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로 주요 원인은 당초 계획했던 중동 국부펀드의 투자의사 철회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거래 관계자는 19일 "STX가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로 하이닉스 인수전 철수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그룹 측은 다른 이유를 들고 있지만 실제 원인은 중동 국부펀드 아바르(AABAR) 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약속 불이행"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종철 STX 부회장은 지난 7월6일 "하이닉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체 현금을 동원하고 매각 가능한 우량자산을 처분할 계획"이라며 "중동의 국부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2000억원 가량을 STX측이 납입하고 신규 투자 등에 소요되는 나머지 자금은 중동 펀드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STX가 재무적 투자자(FI)로 유치하려던 중동 펀드는 아바르 인베스트먼트로 지난 2008년부터 아부다비 정부소유의 자원산업 투자 회사 국제석유투자회사(IPIC)로 편입(86.16%)된 상태다. 아바르의 실제 소유주는 IPIC 이사회 의장인 셰이크 만수르(Sheikh Mansour Bin Zayed Al Nahyan)로 '만수르→IPIC→카뎀(아바르 CEO)→아바르'로 지배구조가 이어진다.

STX는 당초 아바르와 중동 건설업 관련 사업관계를 지속해 이번 투자에 관한 협의도 물꼬를 트려던 계획이었다. 아바르의 실제 소유주인 만수르는 아랍에미리트의 왕족으로 반도체 사업 확대에 국가적인 관심을 갖고 하이닉스 인수전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아바르는 그러나 최근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문제로 세계 경기가 움츠러들자 투자결정을 무기한 유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경기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과 다를 바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무리한 투자를 가속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강덕수 STX 회장은 9월 초 아바르와 하이닉스 투자에 관한 막판 협상을 직접 수행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지만 애초에 기대했던 투자약속은 끝내 확답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르는 STX가 하이닉스 인수 지분의 과반인 51%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번 투자건 자체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는 게 핵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해왔던 STX는 반도체 경기가 세계경기의 위축으로 다시 살얼음판을 걷게 된 것에 대해서도 큰 우려를 하고 있다. 현재 그룹의 사업 주축인 중국 다롄 조선소의 기업공개(IPO)와 STX유럽의 사업 정상화, STX팬오션의 영업수익 회복 등 현안 과제가 산더미 같은 상황이라 글로벌 반도체 경기를 걱정해야 하는 또 하나의 위험요인을 추가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판단이다.

STX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전 포기와 관련한 사항은 최고경영자인 강덕수 회장이 판단할 문제"라며 "공식 의사표명이 있기 전까지 어떤 확답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유명 여성골퍼, 코치와 불륜…"침대 위 뽀뽀 영상도" 아내의 폭로
  2. 2 선우은숙 친언니 앞에서…"유영재, 속옷만 입고 다녔다" 왜?
  3. 3 '이혼' 최동석, 박지윤 저격?… "月 카드값 4500, 과소비 아니냐" 의미심장
  4. 4 60살에 관둬도 "먹고 살 걱정 없어요"…10년 더 일하는 일본, 비결은
  5. 5 "참담하고 부끄러워" 강형욱, 훈련사 복귀 소식…갑질 논란 한 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