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크 이후… 강남-북, 투자 행태 변화 조짐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 2011.09.16 15:41

[PB들에게 들어본 투자풍향계]강남 "주식 직접 투자" vs 강북 "간접 투자"

강남의 압구정, 청담동과 강북의 연희동, 성북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지역이지만 분위기와 삶의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특히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이 지역 토박이들은 투자 방식도 확연히 달랐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랜 투자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게 금융투자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우선 성북동과 연희동, 평창동 등에는 대대로 이어온 부자들이 많다. 이들은 투자수단으로 '전통적 투자기법인' 주식 직접 투자를 고수해왔다.

프라이빗 뱅커(PB)들은 강북 부자들이 제조업체 오너, 전문 임대사업자 등이 주류를 이루며 연령대는 60대 이상이 많다고 말한다. 투자 후에도 직접 투자수익률 및 운용현황에 대해 항상 체크를 하기 때문에 바로바로 수익률을 알 수 있는 직접 투자를 주로 해왔다는 것.

하지만 주식시장이 급변동하면서 간접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 강북지점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 위험에 쉽게 노출되자 분산투자 차원에서의 상품 투자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펀드, 랩어카운트 등 간접상품에 투자할 경우 투자 규모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액적립식에 투자한 강북 투자자들은 시장이 크게 폭락한 날 추가 적립을 요구하기도 하고 주가연계증권(ELS), 시스템 선물매매(CTA) 전략으로 변동성을 줄여주는 공모 헤지펀드 등 대안투자상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강남 부자들은 투자 스타일이 다소 공격적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펀드는 물론 물 펀드, 금 펀드 등 각종 이색 펀드에도 쉽게 투자한다. 그들은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관심이 많아 다양한 간접상품 투자하는 것을 선호해 왔다. 전문직 종사자, 벤처기업 경영자 등 비교적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 주축이기 때문.


자문형 랩이나 펀드 등에 투자를 해봤지만 결국 시장이 급락하면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는 우량주 중심의 직접투자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강남점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으로 인한 부진한 수익률에 연연해하기보다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는 현 시장에 직접 투자하겠다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다소 공격적인 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수대가 2100선이었을 때 가입한 간접상품의 경우 평균적으로 15~20%의 하락률을 보였는데 전문가가 운용하는 펀드, 자문형 랩 보다 본인이 직접 낙폭 과대주를 선택해 투자하고 싶어 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규계좌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주가가 1600~ 1700대에 진입하면 우량주에 직접투자를 하겠다는 고객이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실례로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염려해 국내주식형펀드, 브라질 국채 등을 보유하고 있는 강남지역에 거주하는 한 기업체 경영자는 지수가 1700에 진입하자 주식을 직접 매수하겠다며 거액을 추가입금하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증시에 불안요인들이 급증하면서 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했고 뒤늦게 자문형 랩, 펀드를 가입한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며 "예전에는 자기 자산 10에서 7 정도를 상품에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5정도로 줄이고 나머지 반은 직접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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