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고용법안 굿..문제는 공화당"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1.09.09 19:07
"나는 오바마의 새로운 고용방안을 접하고 반가우면서도 놀랐다. 고용방안은 기대보다 대담했고 좋았다. 그러나 공화당의 반대로 법으로 시행되지 못할 것이다. 이는 비극이자 분노일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9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자신의 칼럼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미국 일자리 법안`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급여세 감면과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골자로 하는 4470억 달러 규모의 고용방안을 제시했다. 이중 2400억 달러는 세금 감면 용도이고, 2000억 달러는 재정지출용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오바마의 고용법안이 이상적인 세상에서 바랄 정도로 대담한 것은 아니지만, 법으로 시행된다면 실업률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470억 달러인) 오바마의 고용방안 규모가 많은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수년간의 버블에 따른 주택시장 붕괴 및 가계부채 부담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손실이 연간 1조 달러에 달한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이러한 고용방안은 초기년도에 모든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닐 뿐더러, (1조 달러에 달하는) 연간 손실액의 일부만 메우고, 세금 감면이 어떻게 지출을 늘리는지도 분명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러나 이번 고용방안은 "없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주장했다. 또 고용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일부 방안은 상대적으로 많은 고용을 창출하면서 본전을 뽑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쁘게도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상황이 얼마나 절박한지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러나 공화당의 반대로 오바마의 고용법안이 시행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공화당 부시 정권으로부터 경제위기를 넘겨받아, 위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던 지난 2009년 초를 회상하며, 공화당의 `표리부동`을 강하게 질타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당시 우파의 비판자들은 "재정정책보다는 통화정책에 의존해야 하고, 재정정책은 임시 지출보다는 세금감면에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분노했다.

공화당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부자나 기업보다는 미국 근로자로부터 덕을 보고 있음에도, 지금은 급여세 감면을 반대하고 있고, 과거에 주장하던 통화정책마저 거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수요일에 열린 공화당 대통령 후보자 토론에선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교체를 주장했는데, 그 이유가 버냉키가 실업문제를 위해 (충분하지 않지만) 무언가를 하려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며, 어처구니없어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롬니 전 주지사의 발언은 공화당 관점에서 보면, 그래도 `중도`에 속한다고 밝히고, 또 다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버냉키 의장을 `보기 흉하게(pretty ugly)` 다룰 것을 주장했다며 혀를 찼다.

그는 공화당 수뇌부가 (민주당에 반대하기 위해) 실직자에 도움이 될 만한 어떠한 것도 반대할 것이지만, 정작 롬니 전 주지사가 내놓은 `고용플랜`은 알맹이도 없고, 주장의 근거도 없었다고 비난했다.

한편 크루그먼 교수는 칼럼에서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최근 연설을 인용하면서, 연준이 경기 부양적 통화정책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당시 에반스는 연준이 법적인 의무와 사회적인 책임감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 미만인 반면, 실업률은 극단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반스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를 웃돌아 5%까지 치솟는 걸 가정할 때, 중앙은행 뱅커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력한 대응에 나서면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낮은 가운데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머리에 불이 붙은 것처럼 중앙은행 뱅커들이 서둘러 노동시간 여건 개선에 동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에반스 총재의 발언 내용을 전하면서, 자신이 보기에는 "연준의 머리에는 분명히 불이 붙지 않았고, 대부분의 정치인들도 지금 상황에 대해 어떤 긴급함을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엔 현명한 사람들은 신념이 부족한 반면 많은 공화당원으로 대표되는 최악의 사람들은 (이념적인) 열정적 강렬함으로 가득차 있고, 이 때문에 실업문제가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좋은 뉴스는 오바마의 방안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대담했다는 것이며, 오바마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치적 논쟁의 장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마지막으로 "미국인들이 행동을 요구할 때까지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해 국민들이 나설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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