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통화정책 진퇴양난..수개월간 관망할 것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09.09 08:42
오늘(9일) 발표될 중국의 8월 물가상승률이 아시아 통화정책 기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아시아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경기 둔화 우려 때문에 금리 인상을 중단한 채 관망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WSJ는 또 아시아 각국의 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사이클의 끝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중앙은행들이 관망세를 취하며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한국을 비롯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일제히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물가상승률이 둔화되지 않고 있음에도 금리를 동결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금리를 올리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반면 전날 중국은 이달이나 다음달 금리를 또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증시가 하락했다. 중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고물가와 경기 둔화 가능성이라는 모순된 상황에 처해 있어 통화정책 방향이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중국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8월 물가상승률이 공개된다.

중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6.5%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에도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6%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7월보다는 다소 떨어졌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올초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4%로 제시했지만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했다.

중국의 8월 물가상승률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식품 가격이다. 중국의 식품 가격은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다시 반등하는 양상이다. 8월 물가상승률과 특히 식품 가격 동향에 따라 중국 당국은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지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증권 홍콩법인의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수바라만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며 "정책은 효력이 나타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향후 경제 전망은 매우 불확실하고 어둡다"고 지적했다.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가 둔화되던 경기가 반등하면 앞으로 인플레이션과 싸우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경기가 더 악화되는데 올렸던 금리를 조기 인하하지 않으면 경기 둔화로 인한 고통이 심화되는 '양날의 칼'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

통화정책적 부담은 경제가 사실상 제로 성장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이 신흥국보다는 훨씬 덜하다. 인플레이션율이 고점을 치고 떨어지고 있어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데 별 다른 이견이나 고민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날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약화되고 있으며 중기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없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날 영란은행도 금리를 동결했다.

WSJ는 신흥국 중에서 특히 한국이 석달째 금리를 동결한 점에 주목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절반이 수출이 차지하고 있어 서구의 경기 둔화로 인한 타격이 아시아 다른 국가에 비해 더 크다는 지적이다. WSJ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꺾일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권인 인도네시아는 아예 금리 동결을 넘어 통화완화 쪽으로 한걸음 이동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밴드를 확대했고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뜻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무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뱅크 오브 싱가포르의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저램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보다 항상 리스크가 낮다"며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경제의 방향이 뚜렷해지는 향후 4~6개월간 금리를 유지한 채 관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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