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금통위는 김중수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했다. 석달째 동결이다.
증권업계는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여전하고, 유럽 재정위기 문제도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한은이 물가 불안보다 대외적이 불확실성에 무게중심을 뒀다고 평가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통위 결정은 당초 기대했던 바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시장에 호재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내부적인 여건보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사실 내부적인 요인만 본다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워낙 높다보니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었지만 물가보다는 경제 문제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금리 동결은 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이 금리를 인하하는 등 신흥시장에서 긴축 기조가 둔화될 수 있다는 분위기도 있어서 오히려 내릴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실제로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만큼 지표가 안 좋게 나온다면 지표에 후행하는 물가의 성격상, 앞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계산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적절한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3% 올라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가격은 기상악화 요인 등으로 큰 폭으로 상승, 물가 불안을 키웠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소비자물가가 가장 높게 나왔기 때문에 하반기에 한번 금리를 올린다면 이번이 적절한 타이밍이었다"고 지적한 뒤 "대외 불안 요인들은 한두달 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가계부채나, 물가 수준을 고려해 이번에 시그널을 줬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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