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안정성 세계 최하위...증시 널뛰기 부채질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11.09.05 05:40

[한국 증시 개조 프로젝트 'WHY&HOW' ⑧외국인자금]"외화 자산 및 차입구조 바꾸고 환시장 큰손 키워야"

미화 100만달러의 원화가치는 지난해 9월2일 11억8000만원에서 이달 2일 10억6000만원으로 10% 이상 줄었다. 주가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같은 100만달러를 가지고 살 수 있는 한국주식의 수도 10% 이상 줄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환율은 외국인 자금 유출입을 좌우하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증시 전체 또는 개별 종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만큼 환율도 수익률 결정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 증권가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입을 예견할 때 환율을 주요변수로 삼고 있다.

문제는 한국 원화의 변동성이 여타 통화에 비해 큰 폭으로 출렁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38개 세계 주요 통화 중에서 한국의 외환시장 불안정성 순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13위에서 위기 이후 34위로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속한 자유변동 환율제도 국가그룹 중에서도 한국의 외환시장 불안정성 순위는 위기 이전 총 22개 통화 중 2위에서 위기 이후 18위로 급락했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안정성이 사실상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말이다.

정 연구원은 "국가별 환율제도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한국의 외환시장 불안정성은 위기 이전에는 매우 낮다가 위기 이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반전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외환시장이 불안한 이유로는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가 충분하지 않은 점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발간한 거시경제 안정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변동성이 큰 이유로 우리 경제의 수출입의존도와 자본시장 개방도가 높아 대외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꼽았다.

이외에 △소수 수출입 기업의 외환수급이 전체 시장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시장수급 및 심리의 쏠림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외환시장 참여자의 다양성이 부족해 단기적 변동을 감내하며 완충역할을 할 기관투자자 참여가 부족하며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투기적 성향이 위기 때마다 강화돼 환율변동성이 커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환율변동성을 잡기 위해서는 결국 국내의 '외환시장 큰 손'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 연구원은 칠레와 대만, 필리핀 등 신흥시장에 편입돼 있는 데다 무역의존도가 높고 금융시장 개방도가 높으며 자유변동 환율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중시장인프라와 금융경쟁력이 한국·칠레에 비해 다소 취약한 대만·필리핀의 경우 시장개방과 자유화를 일정정도 제한해 금융안정성을 도모하고 있어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반면 칠레의 경우 연기금의 점진적 해외투자자산 비중을 확대해 외환시장 발전을 도모하고 장기 위주의 외화차입을 통해 외환시장 변동성을 줄였던 점이 높게 평가됐다.

정 연구원은 "민간연금의 외화자산 투자비율 확대로 인한 외화자산 헤지수요에도 불구하고 일반기업의 외화부채 헤지수요로 선물환시장 수급은 균형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한편 극단적인 환 시장개입 정책의 하나로 평가되는 '페그제'(한 나라 통화의 가치를 다른 나라 통화의 가치와 연계시킨 환율제도)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다수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현재 페그제를 실시하고 있는 홍콩은 수출입규모가 국내총생산(GDP)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환율이 직접 물가에 영향을 주는 나라"라며 "홍콩의 페그제는 환율정책이라기보다 한국의 통화·물가정책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페그제에 따라 외환보유규모를 시시각각 늘이고 줄이는 데만 해도 비용이 많이 든다"며 "장단기 외채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고 은행의 외환건전성을 높이는 등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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