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6거래일 중 5일 오르며 이 기간 동안 다우지수 6.7%, S&P500 지수 7.7%, 나스닥지수 9.4%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달 초 투자자들의 투매를 야기했던 5가지 부정적인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뉴욕 증시가 새로운 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 미국의 재정적자와 신용등급 강등
이달초 전세계 증시를 급락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은 결정적인 원인은 미국의 재정적자를 둘러싼 정치권의 협상력 부재와 이에 따른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었다.
그로부터 3주일 가량이 지나면서 미국 부채 문제와 정치권에 대한 신뢰 하락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의회 내에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6명씩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설치되면서 추가 감축안 협상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특별위원회가 오는 11월23일까지 복지지출 축소와 부자 증세를 포함한 믿을만한 재정감축안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미국의 재정건전성을 새롭게 평가할 전망이다.
2. 유럽의 부채위기 해결 능력
뉴욕과 유럽 증시는 29일 그리스 2위 은행인 EFG 유로뱅크와 3위 은행인 알파뱅크가 합병한다는 소식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5월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은 이후 그리스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한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부실 우려는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그리스 2, 3위 은행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합병에 합의하면서 그리스 은행산업에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의 신호탄이 올랐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8일 이후 시장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직접 매입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이 실행되기까지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일단 유럽 위기에 급한 불은 끈 것으로 보인다.
3. 미국 경제지표 약화, 소비가 관건
미국의 지난 7월 개인지출은 0.8% 늘어 0.5% 증가할 것이란 예상을 뛰어넘으며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개인지출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생각만큼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안도감을 줬다.
정책이 경제를 지탱해줄 것이란 기대감도 주식시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9월5일 대국민 연설에서 일자리 확충을 비롯한 경제 회생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오는 9월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부양책을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4. 안전자산 가격 하락
이달초 미국과 유럽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하자 금과 스위스프랑 등 안전자산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주 증시가 강세로 돌아선 이후 안전자산에 조정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금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22일(현지시간) 장 중에 1899.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이후 전자거래에서 처음으로 1900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이후 이틀간 8% 가까운 폭락세를 보였다. 29일 금 선물가격은 1791.60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쳐 22일 종가와 비교해 5.7% 하락했다.
스위스프랑도 29일 유로화 대비 1.1838프랑으로 거래되며 전거래일 1.1690프랑에 비해 가치가 1.3% 하락했다. 이날 한 때 스위스프랑은 유로화 대비1.1973프랑으로 내려가며 지난 7월1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5. 최악의 수익률, 금융주의 반격
올들어 금융주는 뉴욕 증시에서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다. 금융주의 부진은 전반적인 시장의 약세를 예고하는 불길한 신호로 해석됐다. 특히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분석까지 제기되며 올들어 60% 폭락했다.
이런 분위기가 지난주 워렌 버핏이 BOA에 50억달러를 투자하고 로치데일 증권의 유명 애널리스트 리처드 보베가 "금융주 밸류에이션이 2009년 1분기 바닥 때보다 더 떨어졌다"며 매수를 권고한 이후 바뀌었다.
투자 사이트인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마크 허버트는 "지난 22일부터 실렉트 SPDR 금융 상장지수펀드(ETF)가 10% 이상 올라 이 기간 5.8% 상승한 다우지수를 두 배 가량 앞섰다"며 "금융주 상승이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강력한 증거일 수 있다"고 밝혔다.
허버트는 또 리서치 어필리에이츠의 창업자인 랍 아로트가 지난 10일 BOA 수익률이 애플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을 때 대부분이 비웃었지만 그 때부터 BOA는 9.2% 오른 반면 애플은 4.7%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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