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이 380만원에 낙찰..'연결형 화폐' 사볼까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11.08.28 08:00

[머니가족의 좌충우돌 재테크] '연결화폐' 2001년 6월 첫 등장 후 8차례 발행

편집자주 | 머니가족을 소개합니다 머니가족은 50대초반의 나머니 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에 들어선 가장 나머니 씨(52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 씨(49세), 사회초년생인 장녀 나신상 씨(27세), 대학생인 아들 나정보 씨(24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 씨(75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 씨(38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나머니씨는 얼마 전 술자리에서 군침이 당기는 얘기를 들었다. 만원이나 오천원, 천원 등의 화폐가 두 장이 붙어있는 게 있는데 이게 수집가들 사이에서 상당히 인기라는 것. 이런 것을 '연결형 은행권'(연결화폐)이라 부른다고 했다.

이 얘기를 해준 동료는 최근 한국은행에서 2만6300원을 주고 연결형 만원권 세트를 샀다고 했다. "야, 말이야. 이게 따로따로 있으면 2만원이지만 두개를 붙여놓으면 6000원이나 더 비싸단 말이지. 누가 또 알아. 나중에 가격이 올라서 숨겨놓은 보물이 될지. 샤테크가 아니고 뭐, 화테크지 화테크."

"신용아, 우리도 연결화폐 한번 사보자." 귀가 얇은 나씨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동생 신용씨를 닦달했다. "형님은 그게 언제 돈이 될 줄 알고…." 신용씨가 투덜거리는데 "아버지, 그거 경매로도 판다는데요?"하고 딸 신상씨가 아는 척을 한다.

"그걸 사둔다고 해서 과연 팔 데가 있을지…." 신용씨의 의문에 신상씨는 "인터넷에 판매 사이트도 많고 화폐 수집상들을 중심으로 시장도 있다던 걸? 재미삼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라며 적극 나섰다.

↑연결형 만원권
◇같이 있을 때 더 가치가 높다, '연결형 은행권'=연결형 은행권이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01년6월이다. 당시 한은은 옛 천원권 두 장을 붙인 연결형 천원권을 발행했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화폐와 별도로 발행한 것. 화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우리나라 화폐를 국내외에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금까지 연결화폐는 모두 8차례 발행됐다. 2002년에는 옛 1000원권 4장이 붙은 4장형이 발행됐고, 이밖에도 5000원 두 장 또는 만원권 두 장이 아래, 위로 붙은 것 등이 선을 보였다. 액면가가 싼 1000원권의 경우 지난 2005년 전지형(수십장의 화폐가 하나로 연결된 것)이 나오기도 했다.

바로 이 '전지형'이 가장 인기가 높다. 화폐 수집상이자 판매도 하고 있는 한창주 오성케이앤씨 대표는 "전지형은 중국에서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난다"며 "30만원에도 없어서 못 구한다"고 설명했다. 판매 당시 세트 당 가격이 5만23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배 정도 가격이 뛴 셈이다.

한 대표는 "한국 지폐가 선진국 지폐인데다 예쁘고, 전지형은 한번밖에 발행되지 않아 수량이 적어 인기를 얻는 것 같다"며 "이런 관심이 만원권이나 5000원권으로 옮겨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결화폐는 똑같이 '2007년 12월 발행된 연결형 5000원권'이라고 해도 번호나 종류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다르다. 업계에 따르면 대략 연결형 천원권이 1만~5만원선, 5000원이 2만5000~5만원선에 거래되지만 얼마나 귀하냐가 핵심이다. 연결형 만원의 경우 판매됐던 가격 수준인 3만원 안쪽서 거래된다. 수량이 많아 인기가 덜하다.

◇경매에서 1900배 높은 가격에도 낙찰=연결형 화폐 중 가장 마지막에 발행된 것은 지난 4월 말 발행된 연결형 만원권이다. 한은은 10만 세트만 한정으로 발행하는데, 당연히 번호가 빠를수록 인기가 높다. 이중 가장 앞 번호인 100번까지는 한은 화폐박물관에 전시되고 101번부터 1000번까지 900세트는 경매로 팔린다.

이번 연결형 만원권 앞번호의 경우,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온라인 장터인 (주)이베이지마켓(http://www.gmarket.co.kr)에서 경매된다. 가장 빠른 10세트(101번~110번)는 1세트씩, 나머지 1000번까지는 일련번호 순으로 2세트씩 판매한다.

역시 앞자리일수록 비싸져 1세트씩 판매되는 앞자리 10개 번호는 세트 당 3만1300원, 나머지는 5만8900원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낙찰 가격을 살펴보면 가장 덜 흔한 연결형 천원권이 제일 몸값이 뛴다.

지난번 연결형 천원권 경매 당시 가장 앞자리였던 101번이 380만 원대에 팔리기도 했다. 액면가 2000원(2장이 붙어 있음)보다 약 1900배 더 비쌌던 것. 2006년 만원권 연결형도 101번 등 앞자리가 200만 원 중반에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번호는 한은 화폐박물관과 서원기업(www.seowonbok.co.kr)에서 세트 당 2만6300원에 살 수 있다. 일반인들도 소장 목적이나 호기심으로 사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사람이 구입할 수 있는 한도는 2세트. 아쉽게도 번호는 무작위로 주어진다. 26일 현재 3만6000여 세트가 팔린 상태다.

한은은 경매 낙찰액에서 각종 비용을 뺀 수익금을 이웃돕기 성금 등 공익 목적으로 기부한다. 수익금은 적게는 260여만원에서 많게는 1억여원도 모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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