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다 번쩍" 버핏이 털어놓은 BOA투자 경위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조철희기자  | 2011.08.25 23:47

"지금은 2008년과 다르다, BOA와 미국에 대한 신임투표"

↑ 올해 5월말 연례 주총에서 지폐에 사인해주고 있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그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BOA에 50억달러 수표를 써줬다.
워런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은 25일(현지시간) 회사를 통해 뱅크오브어메리카(BOA)에 50억달러를 전격 투자키로 한 것 관련, "BOA주가가 충분히 싸진데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CNBC 베키 퀵 앵커와 인터뷰를 통해 투자와 관련 "이번주초 목욕하다 이같은 아이디어가 번쩍 떠올랐다"며 "BOA 브라이언 모이니핸 CEO에게 투자의향을 먼저 전하고 24일 오전 합의에 이르렀다"고 과정을 소개했다.

이날 성명서에서 버핏 회장은 "BOA가 탄탄한 선도금융사로 수익창출능력이 뛰어난 영업망을 갖고 있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BOA가 대단히 고객지향적 마인드를 가진 은행이라는 칭찬도 곁들였다.

이날 버크셔 해서웨이는 자본난 우려에 시달리는 BOA에 50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BoA의 우선주 5만주를 주당 10만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이다. 주당 6% 배당수익률이 보장돼 있으며 BOA는 5% 프리미엄을 주고 언제라도 조기상환할 수 있다. 매년 3억달러가 버크셔 해서웨이로 꼬박꼬박 가는 것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또 BoA 보통주 7억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얻었다. 매입 가격은 주당 7.14달러다. 옵션은 10년래 언제라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BOA 최대주주는 460만주(4.5%) 보유한 스테이트스트리트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10년 4분기 BOA 지분 500만주를 처분했었다.

딜 자체는 그 전 버크셔해서웨이가 골드만삭스, GE 등에 대해 행했던 딜과 같은 것이다. 말하자면 일시적으로 경영이 어려운 금융사에 투자해 구제해주고 그 대가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버핏의 단골 투자수법이다.


그러나 이번 BOA에 적용된 배당수익률은 6%로 골드만삭스 등에 적용됐던 10%보다 낮다. 이와 관련 버핏 회장은 "지금상황이 2008년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위기때보다 지금 상황이 훨씬 나아 이전과 같은 조건으로 투자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맥락에서 "투자는 뱅크오브어메리카와 미국에 대한 신임투표이며 세상이 끝난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도 덧붙였다.

3년전 위기때 버크셔해서웨이에서 50억달러를 투자받은 골드만삭스는 올 4월말 조기상환했다. 2년반 동안 버크셔해서웨이에 16억달러의 배당이 지급됐다. 2년반동안 50억달러 투자에 32% 누적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골드만삭스가 우선주 투자금 조기상환의사를 밝히자 버핏은 매우 아쉬워했다.

한편 GE는 올 10월 30억달러 투자금을 버크셔해서웨이에 상환할 계획이다. 3년동안 지급된 배당금은 12억달러였다. 골드만삭스와 GE에 대해서도 각각 주당 115달러, 22.25달러에 보통주를 인수할 옵션이 있었지만 두회사 주가가 행사가를 밑돌아 옵션계약이 의미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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