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에서 맞붙은 호남조폭과 서울조폭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11.08.25 15:25

경찰, 전주에 뿌리둔 조직원 무차별 폭행한 답십리파 등 서울연합 조폭 15명 검거

서울 답십리파와 이글스파, 화양리식구파 조직원 17명은 8개월간 '복수의 회칼'을 갈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대구지역 폭력배의 결혼식 전야 행사장에서'답십리파' 조직원 P씨(26)가 "전라도 애들이 서울에서 너무 설친다"는 등 호남 폭력조직을 비하하자 행사에 참석한 '전주나이트파' 조직원 H씨(27) 등이 P씨(26)를 집단 폭행했기 때문.

'서울조직'이 '지방조직'에 폭행당한 것에 보복의 칼날을 벼르던 답십리파 등 3개 서울지역 폭력조직은 지난 6월4일 '복수의 기회'를 잡았다.

이들은 당시 강동구 천호동 소재 모 웨딩홀에서 열린 광주지역 폭력배의 아이 돌잔치 행사에 서울 폭력배에 수모를 안긴 '전주나이트파' H씨가 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파악했다.

답십리파 등 서울지역 폭력배 연합세력은 돌잔치 장소에 난입해 주먹으로 H씨의 얼굴을 때려 실신시킨 뒤 발로 가슴과 팔 등을 짓밟는 등 집단으로 보복 폭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H씨는 양팔 척골골절 등 12주의 상해 진단을 받는 중상을 입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같은 조직폭력배의 난투극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폭력을 행사한 17명 가운데 15명을 검거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지역 연합세력인 K씨(27)와 Y씨(27), B씨(26), K씨(26)의 4명은 구속됐다. 11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나머지 2명 추적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들 조직폭력배들이 사건 다음날인 6월5일 전주나이트파 조직원들이 '또다른 복수'를 위해 대거 서울로 올라오자 세력대결을 하기 위해 답십리에서 서울·경기지역 연합세력이 흉기를 소지한 채 차량에 대기하다 시민의 신고로 해산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파와 지방파가 재차 조직 차원의 세력 대결을 위해 특수 제작된 회칼과 야구방망이 등을 소지한 채 승차 대기했다 해산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지방 출신 조직폭력배들이 서울로 진출해 각종 이권에 개입, 서울 각 지역에 뿌리를 둔 '토박이 출신 폭력배'들의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이에 대응해 서울지역 폭력배들이 연합세력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판단했다.

특히 세력 대결 과정에서 공공장소에서 무자비한 보복폭행을 하거나 폭력조직간 자존심을 건 대결 상황을 대비해 특수 제작한 흉기를 소지하는 등 대담해진 모습을 보인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들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으로 고교 시절부터 폭력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폭력배들의 연령층이 날이 갈수록 젊어지고 있다는 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0대의 폭력조직원들이 자신들의 세력과시와 폭력배로서 자립을 위해 과도한 폭력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폭력배에 대한 범죄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심층적인 기획수사로 폭력조직의 존립 기반 자체를 와해시키는 활동을 적극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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