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래싸움에 새우등 "고객이 봉?"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1.08.25 16:00
이달 들어 일부 은행들이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금융당국이 개별은행의 월별 가계대출 증가율이 0.6%를 넘지 않게 하라고 지도한 데 따른 것이었다. 실수요 대출마저 억제되면서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등 극심한 혼란이 일었다.

문제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은 풀라"고 했다.

한 금융당국자는 "은행들이 가급적 대출을 억제하라는 취지를 오해한 것 같다"며 "대출 전면 중단은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한 부행장은 "수치까지 못 박아 대출 억제를 지시한 당국이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 말 발표된 정부의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 금융당국은 변동금리 대출에 편중된 가계부채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고객에게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두 달. 은행들은 여전히 대출금의 최대 1.5%인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방침에 반기를 들고 있는 셈이다. 최근 은행 상담을 받고 대출전환을 포기했다는 한 고객은 "정부와 은행에 완전히 속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은행의 '소통 부재'로 애먼 고객들만 피해를 입은 사례들이다. 신규대출 중단 사태는 금융당국의 '무리한 지도'와 고객 불편에 무감한 은행의 '무책임'이 만든 합작품이다.

중도상환 수수료 논란도 마찬가지다. 은행들과 충분한 협의없이 무턱대고 면제 방침을 밝힌 금융당국이나 이윤만 좇는 은행이나 할 말 없긴 매한가지다. 그런데도 금융당국과 은행은 서로 '네 탓이요'만 외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최근엔 서민을 위한 고금리 수신상품 개발을 두고 또 다시 논란이 한창이다.

금융감독당국의 검토 요구에 은행들은 또 목을 비튼다며 불만만 한가득 쏟아내고 있다. 서민전용 고금리 예·적금의 개발 가능성이나 효용은 별개로 치자. 이번에도 애꿎은 서민들만 잔뜩 기대했다 '물' 먹는 상황이 재발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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