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가 곧 돈이다..코닥 등 몸값 '상한가'

머니투데이 송선옥, 최종일 기자 | 2011.08.18 11:09

특허거물 코닥·인터디지털 급등... 삼성·애플·퀄컴 등 인수참여 전망

구글이 시가보다 63% 웃돈을 주고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특허기업’들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한물갔다고 인식됐던 이스트만 코닥은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55% 올라 2.69달러로 장을 마쳤다. 131년 전통에 걸맞게 30억달러 규모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는 코닥 시가총액의 4배를 상회하는 규모다.

특허괴물로 알려진 인터디지털도 이날 장중 12.2%까지 치솟다 결국 8.65% 오른 69.5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자극 받아 삼성전자 애플 노키아 퀄컴이 인터디지털의 특허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주가를 견인한 것이다.

인터디지털은 지난달 19일 특허권 매각을 위해 에버코어 파트너와 바클레이스 캐피탈을 고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이미 70%나 상승한 상태다.

◇코닥, 삼성·MS가 군침?=코닥의 경영상황은 침울 그 자체였다. 1990년대 이후 디지털 조류를 따르지 못하면서 지난 6년간 5년동안 적자를 기록했다. 코닥이 보유했던 전통적인 필름 기술은 이제 애플의 아이폰이 주도하는 고화질의 디지털 기술 등으로 바뀐지 오래다.

하지만 삼성전자 HTC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싸고 특허권 분쟁이 가중되면서 코닥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다.

코닥이 디지털 이미지의 프로세싱 편집 저장 등과 관련해 1100개의 디지털 이미지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은행 라자드가 이번주부터 코닥의 특허권 매각 마케팅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하면서 판이 커졌다. 특허권 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해 삼성 MS 등이 코닥 인수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코닥의 안토니오 페레즈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인터뷰에서 “코닥의 특허권이 태블릿 시장에 매력적인 대상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특허권의 가치에 눈을 뜬 코닥은 특허권 분쟁에 가세하고 있다. 코닥은 애플과 리서치인모션(RIM)이 코닥의 디지털 이미지 미리보기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10억달러의 보상을 요구했다. 미국의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이번달 이 문제의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코닥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코닥이 12억달러의 연금 적자를 갖고 있어 인수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데다 코닥의 잠재적 매수자라 할 수 있는 MS와 삼성이 이미 디지털 카메라에서 사용되는 기술중 85%에 대해 이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코닥은 지난 1일 적대적 피인수를 막기 위해 기존주주들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포이즌 필'을 채택, 몸값 올리기에 나섰다.

◇특허괴물, 누구 품에 안길까=코닥과 함께 특허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터디지털은 약 800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무선통신 분야 특허만 1300개이며 현재 출원건만 1만개 정도로 추정된다. 인터디지털은 애초 다음주에 특허자산 매각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었으나 9월 첫째주 월요일 노동절 연휴 이후로 연기했다.

인터디지털은 폐업한 회사나 개인 발명가, 특허경매 등으로 저평가된 특허를 헐값에 사들인 후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막대한 수입을 챙겨왔다. 지난해 순익은 매출의 40%에 가까운 1억5360만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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