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에 방향 잃은 '아파트값'

머니투데이 전병윤,민동훈 기자 | 2011.08.19 05:11

반짝 상승 후 거래실종 관망세…집값 상승 기대 부추긴 정책도 일조

아파트값이 방향을 잃었다. 특히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 강남 아파트는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가운데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까지 맞물려 뚜렷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남아 있는 매물은 매수와 매도호가간 괴리만 커져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휴가철과 추석 연휴를 앞둔 계절적 특성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아파트 매매는 정체상태를 지속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매매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발을 빼면서 사실상 거래가 끊긴 상태다. 최근 강남 아파트값은 거래량 확대와 함께 반짝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불어닥친 미국발 후폭풍에 숨죽인 상황이다.

특히 지난 6~7월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며 거래가 확산될 조짐이 보인 후 일어난 결과여서 주가폭락 등 금융시장 불안이 주택시장의 방향을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반포동 G공인중개 관계자는 "전매제한 때문에 실수요자가 많은 곳임에도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매수자들도 적극적이지 않다"며 "전화문의마저 줄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동 N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달엔 평소보다 2000만원 오른 가격에도 거래가 꽤 됐지만 미국사태로 인해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예측으로 매수자들의 입질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곳도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주간 변동률(부동산114 기준)은 전주와 변함없이 3주째 제자리에 머물렀다. 거래량의 급격한 감소가 가격정체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안하고 불확실성도 워낙 커진 상황이라 금융에서 빠진 돈이 실물자산인 부동산으로 유입되기 어렵다"며 "기준금리는 속도의 문제지 인플레이션 우려로 결국 올릴 수밖에 없어 거래침체와 함께 가격정체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7월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이런 추세가 관찰된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7㎡의 실거래가는 가구별로 전달보다 3750만원 오르거나 750만원 떨어진 곳이 뒤섞여 혼조세를 보였다.

강남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738건으로 전달보다 4.4% 늘어나는 데 그쳐 6월 증가폭(23.0%)에 견줘 크게 둔화됐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8월에도 전월 대비 거래감소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매도자 중심의 정책을 내놓은 탓에 매수·매도호가간 가격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거래실종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매도자가 언젠가 오를 것으로 보고 가격을 낮춰 내놓지 않기 때문에 거래가 안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집값하락을 걱정해 규제를 풀려는 의지를 내비칠수록 시장이 원하는 수준만큼 매도가격을 낮추지 못하도록 만들어 거래침체만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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