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을 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유로존 경제위원회 창설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유로존 경제위원회의 수장으로는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을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장의 임기는 2년 6개월로 하며 1년에 2차례 정례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또 2012년 중순까지 유로존 17개국의 헌법에 균형재정을 명시하도록 강제할 것이며, 2000년 도입에 실패한 금융거래세를 오는 9월에 재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4400억유로 수준의 구제금융,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늘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공동의 법인세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내년 초 초안을 마련하고 2013년까지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일각에서 유로존 부채 위기 종식 방안으로 거론돼 온 유로본드(유로존 공동채권)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유로본드는 현재 민주적 합법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유로존 통합의 마지막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유로본드는 언젠가 발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로본드는 현재의 부채 위기 해결에서 큰 역할은 하지 못할 것이며 유로존 지도자들이 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오늘 협의된 조치들을 진행해가려면 유로존 국가들은 금융과 경제 정책에서 더 강한 융합을 필요로 한다"며 "독일과 프랑스는 이 같은 노력의 선구자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경제와 관련, "성장 전망에 대해 회의적이 아니다"며 "독일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앞서 독일은 2분기 성장률이 1분기 1.3%에서 크게 후퇴한 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성장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한편 유럽 증시 마감 뒤 나온 이번 합의한 소식에 유로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화는 이날 뉴욕시간 오후 2시 27분 현재 1.4381달러로 0.43% 하락했다. 유로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선 110.56엔으로 0.4% 떨어졌다.
뉴욕 증시는 실망감에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현재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1% 이상, 나스닥지수는 2%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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