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자본주의는 여러 차례의 경제공황이 있을 때마다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음에도 이를 극복하며 변신에 성공, 지금까지 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상 유례가 없는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자본주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는다면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리고 이번 위기로 인해 새로운 모습의 자본주의가 등장했다며 이를 4.0버전이라 명명하고 그 모습과 이에 맞춰 취해야할 전략을 알려준다.
최근까지의 3.0버전의 자본주의는 1979년에서 1980년에 걸친 대처와 레이건의 정치혁명으로 탄생했는데, 정치를 경제의 한 분야로 다루며 정부는 언제나 비효율적이므로 시장이 부패한 정치인들을 통제해야 한다는 시각을 견지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에 접어들며 시장을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심화되었다. 그래서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기에 정부의 간섭이 적어야 좋다는 논리가 생겨났다.
정부의 힘으로 시장이 자율성을 행사할 수 있었던 만큼 이런 논리는 결국 시장의 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시장이 아예 제 기능을 못하는 수준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정부의 역할이 커지는 자본주의4.0이 등장하게 되었다.
정부의 역할이 커지긴 했지만 과거와는 접근방법이 달랐다.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유연한 모습의 정부가 등장한 것이다. 게다가 정부도 실수를 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시장과의 상호작용도 병행했다.
이런 모습으로 위기와 함께 서구에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4.0버전의 자본주의가 내놓는 위기 탈출책은 바로 무역적자를 줄이고 내수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대책이 대한민국 등 수출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 전망한다. 서구의 버전이 바뀜에 따라 우리도 이에 맞춘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을까.
◇자본주의4.0/아나톨 칼레츠키 지음/위선주 옮김/컬처앤스토리 펴냄/480쪽/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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