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통화, 안전자산으로 신분 상승?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1.08.16 14:44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속 亞 통화 채권 펀드엔 자금 유입

글로벌 금융시장 소요 속에서 아시아 신흥국 통화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달러·유로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 '안전자산' 반열에까지 오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2주간 통상 '위험자산'으로 치부되던 아시아 통화가치가 미 달러대비 하락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 바트, 말레이시아 링기트,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는 증시가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동반 하락하는 대신 등락을 거듭했다. 트리플 A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 달러는 이번 달 들어 오히려 미 달러대비 1% 절상됐다.

게다가 중국은 지난 주 위안화 가치를 달러대비 0.8% 절상했다. 급격한 정책 변화를 지양하는 중국이 변동성 높은 시장 상황에서 취한 조치로는 꽤 공격적이다. 투자자들은 통상 아시아 통화들을 위안화 방향의 가늠자로 여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아다휘 시냐 통화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아시아 통화를 잠재적인 안전 자산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통화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신호 중의 하나로 지난 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아시아 통화 표시 채권 펀드로 자금이 계속해서 유입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아시아 통화 대한 익스포저를 늘리는 방식은 주로 아시아 통화 표시 채권 매입을 통해서다.

드미트리오스 이프차티오 RBS 채권 투자전략가는 "아시아 통화 채권 펀드들은 지난 주 유일하게 자금이 유입된 '위험자산'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자금이 이탈했다.


도이치은행에 따르면 올해 첫 7달 간 아시아 주요 5개국 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아시아 통화 표시 채권 매입은 5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입량이 660억 달러임을 감안할 때 급격한 증가세다.

WSJ에 따르면 한 유명한 차트가 지난 주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JP모간체이스와 블룸버그가 개발한 증시 수익률 대비 아시아 통화 지수다. 차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아시아 통화들이 지난 몇 달 간 증시가 하락할 때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아시아 통화가 하락할 때 증시는 반대로 움직였다.

과거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패닉이 발생할 때 주식·채권·통화 할 것 없이 아시아 자산들은 모조리 팔고 미 달러를 샀다. 유럽위기가 이보다 더 심화된다면 이 같은 추세가 반복될 수 있으나 아직은 이런 현상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아시아 통화의 인기는 아시아 정부의 재정 수지가 건전하고 이미 성숙기에 접어 든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 비해 기업들의 성장 동력 역시 강력하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또 아시아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대출을 줄여 왔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하강 충격에 빠질 경우 부양책을 쓸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크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쌓아 온 막대한 외환보유액도 아시아 통화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여기에 지난 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년 간 제로수준 금리를 유지키로 밝히며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아시아 통화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

BoA-메릴린치의 시냐는 "아시아 내에서 자원 재배분이 일어나고 있다"며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원이 재 배분 됐기 때문에 아시아 통화 매도세가 거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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