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고 저지 '고독한 싸움'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1.08.13 15:01

"외환시장 단독 개입으론 효과 미미"

엔화 가치가 다시 전후 최고치에 가까이 다가선 가운데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엔고 저지를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엔화 강세 때는 주요 7개국(G7)과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엔화 절하의 효과를 제대로 이끌어 냈지만 이달 초 환율 개입은 이미 효과가 무력화돼 다시 엔고에 시달리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산케이신문은 관련 기사에서 이번에는 미국과 유럽의 협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견해가 강하다며 일본은행이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과 유럽은 시세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는데 저항이 강하고 지난 3월 대지진 때의 개입 같은 '대의'도 없다며 개입시 일본은행의 단독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무부 출신의 한 관계자는 "환율 수준을 조정하기 위한 개입은 부당한 방식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는다는 일본의 사정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공조에 나설 리가 없다"고 말했다.

대지진 당시의 엔고는 투기가 주원이었고 일본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G7이 보조를 맞춰 엔 매도, 달러 매수 개입을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엔고는 미국의 재정과 경기에 대한 불안에 따른 것으로 한 애널리스트는 "어떤 의미에서는 경제의 펀더멘털에 따라 적절히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발표된 G7의 긴급 공동성명에서는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적절히 협력하겠다'고 명기됐다.


그러나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을 지지하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개입을 견제하는 문구도 포함했다. 미국과 유럽은 정부가 환율을 조작·개입하는 것이 시장의 건전성을 왜곡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전날 또 기자회견을 통해 "환율의 일방적인 움직임에 대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며 단독개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그러나 쿠마노 히데오 제일생명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엔으로 투자자금이 계속 몰려오고 있는 가운데 개입 효과는 단기간에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조용한 달러 폭락'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기축통화 달러의 붕괴는 금융시장을 더욱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따라서 일본으로선 달러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공유될 지가 엔고 저지를 위한 공동 개입 여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달러 환율은 12일 현재 76.78엔으로 전후 최고치인 76.25엔에 가까이 다가서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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