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심리, 금융 패닉 이전부터 이미 악화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08.12 13:54
8월 들어 시작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닉 이전에 이미 기업인들의 신뢰도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2일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지난 6월22일부터 7월29일까지 전세계 1500명 이상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바로미터'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바로미터'란 FT가 이코노미스트의 경제 및 산업 전망 예측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과 함께 조사해 발표하는 기업인들의 신뢰도 지표를 말한다.

이번 조사 결과 기업인들의 33.8%는 향후 6개월간 글로벌 경제의 기업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업 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대답 23.3%보다 10%포인트 이상 많은 것이다.

지난 5월 조사에서는 긍정적인 전망(38.3%)이 부정적인 전망(19.0%)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자신의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도 늘어났다. 향후 6개월 후 산업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대답은 지난 조사 때 39.9%에서 27.8%로 줄어든 반면 악화될 것이란 응답은 15.2%에서 22.4%로 늘었다.

특히 항공산업과 방위산업, 유통업, 공공부문 종사자들의 향후 6개월 전망이 가장 어두웠다. 반면 미디어산업과 농업 종사자들은 향후 전망에 가장 많은 확신을 드러냈다.

다만 기업인들은 고용 계획을 크게 바꾸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약 54%는 앞으로 12개월 안에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5월 조사 때의 55%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지역적으로는 신흥국 기업인들이 미국이나 서유럽에 비해 미래를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신흥국 사이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는데 아프리카에서는 68%, 아시아에서는 60%가 향후 사업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 반면 남미에서는 48%만이 앞으로 경영 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위험 요인 가운데 지난 5월 조사 때보다 응답 비율이 높아진 것은 경제 및 시장 리스크(60.5%→68.6%)와 자본 접근도(19.3%→20.1%) 두 가지뿐이었다.

경제 및 시장 리스크 다음으로 위험 요인이라는 응답률이 높은 정치적 리스크는 35.9%에서 35.7%로 소폭 낮아졌고 3위의 위험요인으로 꼽힌 고급인력의 부족도 30.5%에서 28.0%로 응답률이 떨어졌다.

기업인들은 아울러 금융규제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응답자의 60%는 대형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필요한 규제를 피해갔다고 지적했으며 25%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금융회사가 더 높은 자본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종사자들조차 규제를 잘 피해갔다는 대답이 46%로 그렇지 않다는 대답 44%보다 많았다.

올들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관련주가 급등하는 등 다시 기술주 버블 주장이 제기된데 대해 대부분은 버블이 아니라고 봤으며 오직 38%만이 기술주 버블 조짐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냉소적인 반응은 정보기술(IT)과 기술산업 종사자들의 대답인데 이들은 절반이 넘는 51%가 버블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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