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오빠가 담장에 새 옷 입혀줬어요"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 2011.08.11 08:15

SK건설 '희망메이커', 초등학교 담장에 벽화 선물

▲SK건설 임직원과 구로구 저소득 초등학생이 벽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세준(가명)이 정말 세심한 남자구나. 내가 놓친 빈틈까지도 싹싹 칠해줬네."

지난 10일 오전 11시 서울 구로구 온수동 온수초등학교 정문 앞. 스무명의 아이들과 서른명의 SK건설 임직원들이 손과 머리에 녹색 페인트를 묻혀가며 벽화를 그리고 있었다.

그늘 한 점 없는 뙤약볕이지만 누구 한 명 붓을 놓지 않았다. 아이들은 "마치 벽에 낙서하는 것 같아 재밌다"며 웃었고 SK건설 직원들은 "그림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며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날 SK건설 임직원 30여명은 서울 온수초등학교 정문 앞 담장에 벽화를 그려주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매달 임직원 임금의 일부를 공제해 저소득층 초등학생 500명을 지원하는 '희망메이커' 활동의 일환이다. SK건설은 지난 2월 기업의 사회공헌을 실천하고자 '희망메이커'를 발족하고 매달 주거 정비작업과 교육 지원사업 등을 진행해 왔다.

▲서울 구로구 온수초등학교 담장. SK건설 임직원 30여명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끝에 낡은 벽이 새 옷을 입었다.

성과가 가장 두드러지는 활동은 '가정방문'이다. SK건설은 한 달에 한 번 임직원들이 후원 대상 가정을 방문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자신이 후원하고 있는 아이는 누구인지, 생활하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파악해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아이들도 SK건설 임직원의 방문을 즐긴다. 이날 벽화그리기 행사에 참여한 이지은(가명,12)양은 "지난 달에 가정방문왔던 오빠가 독서 방법, 공부법 등을 자세히 알려줘서 좋았다. 이번주에는 함께 야구장을 가기로 했고 선물로 책도 받기로 했다"며 웃었다.

후원하고 후원받는 관계를 넘어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진철 SK건설 사업지원 부문장은 얼마 전 후원하는 아이에게 '외식'이란 선물을 안겨줬다. 동준(가명,9)이는 8남매중 6째. 가정형편이 어려워 외식은 꿈도 꾸지 못했지만 정부문장 덕에 생애 처음 외식을 해봤다.

사회공헌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SK건설 최은정 대리는 "처음에는 의무적으로 왔다가도 아이와 친해지면 자발적으로 (가정방문을) 온다"며 "단순히 돈만 주는 게 아니라 정서적 유대감을 나누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태수 SK건설 설비과장은 "처음에는 근무시간에 봉사활동을 하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우리 아이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며 "이제는 회사차원에서 봉사활동은 최대한으로 배려해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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