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잔치 끝에 결국…" 신용·미수, 투매 도화선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 2011.08.08 16:45

개인 이틀째 1조2000억원 순매도…"반대매매 앞둔 손절매 추정"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들이 투매에 가까운 매물을 내놓으며 시장 낙폭 확대를 주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빚을 내서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반대매매를 앞두고 대거 손절매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들은 731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5일 5722억원에 이어 이틀째 매도 우위다. 기관의 매수(6399억원)가 이어지고 있고 외국인들의 매도공세(-774억원) 역시 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이 낙폭 확대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이날 개인들은 장 초반에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순매도와 순매수를 오가다 차츰 매도폭을 확대했다. 12시 경에는 1000억원 순매도 수준을 나타내는 수준이었다. 이후 1시쯤부터 순매도 급액이 급증했다.

오후 1시 2000억원 수준이던 개인들의 순매도는 2시경에는 4700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1시간만에 2700억원의 매도 물량이 나온 것이다. 이후에도 매도공세가 꾸준히 증가하며 장 마감 당시에는 7300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오후 개인들의 매도물량에 대해 신용이나 미수를 이용해 주식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반대매매를 앞두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손절매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개인들은 지난 2일~4일 사흘간 1조8710억원의 순매수가 유입됐다.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는 471억원 늘어났고 위탁매매미수금은 738억원이 늘어났다. 단기급락장에서 일부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용거래융자는 주식 등을 담보로 증권사 저축은행 할인금융기관 등에서 투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하고 미수금은 투자자가 자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가 대신 주식 대금을 내주는 것을 말한다.

신용융자의 경우 계좌에 들어있는 주식 등의 담보가치가 빌린 돈의 130~14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일단 추가 담보 보강 요구를 받게 되고 그래도 담보가 추가되지 않을 경우 반대매매에 들어간다.


미수거래는 증권사가 결제대금을 대납한 후 3거래일까지 자금을 상환받지 못했을 경우 금융투자협회에서 집계하는 위탁매매 미수금 통계에 잡히게되며 4거래일째에 반대매매에 들어간다.

증권업계에서는 개인들의 매도공세에 대해 2일 이후 시장의 반등을 예상하고 외상거래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시장의 계속되는 하락세를 이기지 못하고 반대매매에 직면, 손절매 물량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신용잔고의 경우 담보보강 기한까지 추가 담보를 내지 못할 경우 다음날 개장동시호가에서 하한가로 반대매매를 진행한다. 하한가로 보유 주식을 파느니 그 전날 시장에서 파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체 거래 중 신용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인 대현이나 광명전기 성문전자 등은 7~15%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신용잔고비율이 높은 오텍조아제약 엘오티베큠은 9~15%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수금의 반대매매 역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4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에 대한 반대매매금액은 꾸준히 100억원대를 상회했고, 5일에는 185억원까지 미수금 반대매매가 진행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잔고가 높은 종목은 투자금의 레버리지가 높아 지수 하락시 손실률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며 "빚을 내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지수하락을 이기지 목하고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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