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보만 23명…'한지붕 세가족' 네스테크의 운명은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11.08.08 06:56

[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

한 회사 주주총회의 이사와 감사 후보로 무려 23명의 후보가 이름을 올린 회사가 있습니다. '한 지붕 세 가족'형태의 경영진을 꾸리고 있는 네스테크의 이야기입니다.

1990년 금산산업전자로 출범한 자동차 정비기기 생산 전문업체 네스테크는 차량고장 진단 스캐너 등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2005년 무역의날 수출 1000만불탑을 수상하고 쌍용차, 현대차 등에 진단스캐너 등 정비기기를 납품하면서 성장세를 달렸지만 2009년부터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며 급격하게 사세가 무너졌습니다.

네스테크의 경영권 분쟁은 2009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1년 네스테크에 입사해 부사장을 역임하던 김유호씨는 2005년 대표이사에 올라 적자에 허덕이던 네스테크 구조조정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4년만인 2009년 대표이사가 김태민씨로 변경됐고, 김유호 전 대표는 김태민씨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소송은 기각됐고, 2009년 김태민 대표이사 체제 하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유호 전 대표 등 경영진은 해임됐습니다.

당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제안으로 전평열, 전원태씨가 이사에 올랐고 주주제안으로 후보에 올랐던 박성진, 이상원, 한지훈, 부일환, 김진성 이사후보 등은 선임되지 못했습니다.

이후 2010년 10월부터 네스테크는 또 다시 주주들로부터 임시주총 소집요구에 시달렸고 2011년 1월에는 소집됐던 임시주주총회가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전평열씨가 2011년 4월 대표이사에 올랐지만 내홍은 계속됐습니다. 주주 진태원씨는 2010년 4월부터 다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고, 결국 7월22일 임시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주총에서 무려 4명의 이사해임안건, 20명의 이사 선임안건, 3명의 감사선임안건이 처리됐습니다. 그 결과 전평열 현 대표이사 해임은 면했지만 주주제안 이사들은 이사회의 과반을 장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먼저 이사해임의 건에서 전평열 대표이사 해임은 부결됐지만 현 사내이사 전원태씨와 사외이사 2인이 해임됐습니다.

이사선임 안건에선 주주들이 6명, 회사가 14명을 제안했지만 주주제안 후보가 4명 회사제안 후보가 2명 선임됐습니다. 이로써 주주제안 이사의 수는 권영정, 정영환, 조완규, 윤병욱 4명으로 회사가 제안한 이승민, 김정호 이사와 현 전평열 대표이사를 포함한 3인을 앞지르게 됐습니다.

감사선임안건에도 주주들이 제안한 박철희 감사가 선임됐습니다.

이로써 네스테크의 경영권은 주주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주주들의 구성도 예전부터 분쟁을 해온 주주들과 현 최대주주인 에이치원홀딩스, 그리고 새롭게 분쟁에 뛰어든 주주들이 뒤섞여 있다고 합니다. 주총 6일 후인 7월28일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조완규 이사가 전평열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됐습니다.

네스테크는 2009년부터 김유호, 김태민, 전평열, 조완규 대표이사 등을 거치면서 수많은 이사들이 회사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2008년 1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09년 1억원으로 줄었고 2010년부터는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회사가 숱한 송사에 시달리면서 당기순익은 2008년 75억원에서 2009년 89억원 손실, 2010년 196억원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3억원의 영업적자, 6억원의 순손실을 입은 채 자본 일부잠식에 처했습니다.

'한지붕 세가족'처럼 경영권 분쟁만 계속되고 있는 네스테크. 1년 가까이 끌어온 대규모 임시주총은 끝이 났지만, 주주들과 전 경영진들과의 불안한 동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합니다.


참고로 다음은 지난달 28일 임시주주총회 결과로 공시된 내용입니다.

제2호 의안:이사해임 의 건 ▶
2-1호 의안: 사내이사 전평열(대표이사) ▶부결
2-2호 의안: 사내이사 전원태▶ 원안대로 가결

2-3호 의안: 사외이사 김원일▶ 원안대로 가결
2-4호 의안: 사외이사 김대호▶ 원안대로 가결

제3호 의안: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의 건

3-1사내이사 권영정(주주제안)▶ 원안대로 가결
3-2사내이사 정영환(주주제안)▶ 원안대로 가결
3-3사내이사 안효석(주주제안)▶ 부결
3-4사내이사 조완규(주주제안)▶ 원안대로 가결
3-5사내이사 오성록(회사제안)▶ 부결
3-6사내이사 박주영(회사제안)▶ 부결
3-7사내이사 권오성(회사제안)▶ 부결
3-8사내이사 김홍선(회사제안)▶ 부결
3-9사내이사 이남수(회사제안)▶ 부결
3-10사내이사 김은정(회사제안)▶ 부결
3-11사내이사 이승민(회사제안)▶ 원안대로 가결
3-12사외이사 한명수(주주제안)▶ 부결
3-13사외이사 윤병욱(주주제안)▶ 원안대로 가결
3-14사외이사 박종필(회사제안)▶ 부결
3-15사외이사 김경범(회사제안)▶ 부결
3-16사외이사 정아람(회사제안)▶ 부결
3-17사외이사 김두수(회사제안)▶ 부결
3-18사외이사 김정호(회사제안)▶ 원안대로 가결
3-19사외이사 윤세은(회사제안)▶ 부결
3-20사외이사 김한신(회사제안)▶ 부결

제4호 의안: 감사 선임의 건

4-1 박철희(주주제안)▶ 원안대로 가결
4-2 이준영(회사제안)▶ 부결
4-3 우상순(회사제안)▶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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