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국가들, 글로벌 리스크 고조…'필요할 경우 조치 취할 것'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1.08.06 16:26
미국 경제 더블딥 우려로 4일 뉴욕 증시가 폭락하고 5일 아시아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자 지난 몇 달 간 인플레이션과의 총력전을 벌이던 아시아 정부들이 잇달아 글로벌 경기 하강에 대한 경계령을 내리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위해 실시해 온 긴축 고삐를 늦추고 필요할 경우 부양으로 까지 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일 미 백악관과 의회지도부가 연방 부채 상한 확대와 재정 감축안에 합의하며 미국 디폴트는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유로존 국가 부채 위기 우려가 불확실성을 높이고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여기에 5일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하며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어디까지 확대될 지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마잉주 대만 총통은 6일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글로벌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하도록 내각에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마 총통은 이날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져선 안 된다"며 "시장 상황에 대해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경제는 건재하며 정부가 적절한 타이밍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폴란드를 방문 중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5일 한 폴란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미국과 유럽 국가부채 위기를 경고하며 모든 국가들이 글로벌 경제 회복과 국제 금융 시스템 점검에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외교부장은 "전 세계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으나 상황은 많은 불확실성 속에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며 "유럽 국가 부채 문제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으며 미 국가 디폴트 위험도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인 스완 호주 연방정부 부총리 겸 재무부장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성장세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국제 경제의 불확실한 상황을 다루기 위해 필요할 경우 정책적인 유연성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5일 "인도네시아 경제가 2008년에 비해 잠재적 글로벌 경기 하강 위험을 더 잘 견딜 것"이라고 밝혔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또 다른 위기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우리자신을 준비하고 예상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의 자국 화폐 루피아와 증시 하락세도 일시적일 뿐 반등세를 되찾을 것이라 내다봤다. 인도네시아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6.49%다.

한편 프라삼 트레이랏보라쿨 태국 중앙은행 총재는 전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위험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나 현재 인플레이션 가속화가 명백하게 감지돼 추가적인 긴축이 아직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필리핀의 아만다 테탕코 중앙은행 총재는 국제적인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도 글로벌 리스크가 고조되며 전망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아시아 국가들이 추가 긴축을 보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ING 은행의 파라카쉬 삭팔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중국, 인도, 대만, 태국 등 여전히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경기 하강 상황에 대비해 방어적인 움직임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번 주 아시아 증시는 3년 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7.8% 하락했다. 뉴욕증시 급락 다음 날인 5일 대만과 홍콩 증시는 각각 5.58%, 4.29% 급락했으며 호주와 인도네시아 증시도 각각 4%, 4.86%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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