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급 하향' S&P 이어 무디스·피치까지?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1.08.06 15:19

"S&P와 시각 달라..등급 하향 없을 것"

'저승사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내린 것은 1941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최근 국가재정과 관련한 우려들이 거듭되면서 미국이 'AAA' 등급을 잃을 것이란 전망이 일부 있긴 했지만 실제 등급이 하향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에 따라 등급 하향을 실제 눈으로 확인한 데 대한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이번 결정은 미 의회와 행정부가 재정적자 감축계획에 합의한 직후 내려졌다. 사실상 재정적자 감축계획에 낙제점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주 200포인트 이상 뒷걸음질 친 국내 증시도 다음주 개장과 함께 재차 흔들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최대 관건은 S&P와 함께 3대 국제 신용평가사로 불리는 무디스와 피치 등 나머지 신평사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다. S&P에 이어 무디스, 피치 등이 잇달아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경우, 시장 불안은 일파만파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무디스와 피치가 등급 하향에 동참할 경우,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정부의 조달 비용 부담은 늘어난다. 이에 추가적인 재정지출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 만들어지면 미국의 더블딥 걱정은 한층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단 무디스와 피치가 S&P의 등급 하향 움직임에 동참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 블룸버그통신 등 미 주요 언론들은 신용평가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인용, 무디스와 피치가 미국의 'AAA' 등급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불과 나흘 전 무디스와 피치는 미국의 'AAA' 등급 유지 의사를 밝혔다. 시기적으로 무디스와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다시 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무디스와 피치는 미 정치권이 재정지출 감축안에 합의한 직후 미국의 'AAA' 등급 유지를 발표했다. 일단 감축안에 대한 평가를 내린 셈이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빠른 시간 내 스스로 평가를 뒤집기 어려운 시점이다.

등급 하향이 미국 정치권과 신평사간의 힘겨루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 의회는 신평사들의 잇단 오판이 모기지사태와 금융위기 등의 원인이 됐다며 신평사들을 몰아세웠고 이후 신평사들과의 관계가 악화됐다. 최근엔 S&P가 유독 미국의 재정 문제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S&P가 의도적으로 미 국채 점수를 짜게 매긴다는 여론까지 생겨났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도 무디스와 피치의 등급 하향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팀장은 "S&P가 재정적자 감축안의 내용을 문제 삼고 있는 데 반해 무디스와 피치는 정치권의 합의와 재정부담 해소 가능성을 더 주목하고 있다"며 "남유럽 PIGS 때처럼 신평사들이 동반 등급 하향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S&P에 비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이전 분위기로 볼 때 무디스와 피치가 급작스레 등급 하향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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