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GU+ 불통, 경영진은 어디있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1.08.05 09:00
지난 2일 사상 초유의 데이터망 장애사고가 발생한 LG유플러스가 보상대책을 내놨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3000원, 무선데이터를 쓰는 일반폰 가입자는 2000원을 보상한다는 것이 골자다.

무선데이터를 쓰지 않는 가입자에게는 1000원 상당의 무료 문자 50건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적어도 약관상 보상기준이 기본료의 3배인 1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쥐꼬리' 보상액은 아니다.

게다가 신고를 접수한 가입자가 아닌 보상을 신청한 가입자 모두에게 보상키로 결정했다. 약관에는 회사에 장애를 신고한 뒤 3시간이 지난 가입자만 보상해주도록 돼 있다.

이처럼 보상규모와 대상을 대폭 늘렸지만 몇 가지 아쉬움은 남는다. 우선 뒤늦은 고객 대응이다. 무선데이터 장애가 발생한 것은 오전 8시부터지만 LG유플러스가 공식적으로 상황을 설명한 것은 2시간이 지난 10시20분에서다. 그것도 트위터를 통해서 이뤄졌고 홈페이지 공지는 오후 늦게서야 이뤄졌다.

여기에 모든 가입자가 피해를 입었고 모든 가입자에게 보상을 해준다고 발표해놓고 보상 신청을 받는다는 것도 아이러니컬하다. 지난 4월 정전으로 6시간 가량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KT는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불편을 겪은 모든 가입자에게 일괄적으로 보상해줬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경영진의 대응이다. 고의든 타의든 고객이 불편함을 겪은 것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CEO)가 사과하는 것은 관례다.

성격은 다르지만 4월10일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은 일요일임에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해킹사고에 대해 사과했고 같은달 14일에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전산장애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주형철 SK컴즈 대표도 해킹사고가 터진 날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고개를 숙였다. 모두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나 이틀 뒤였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900만명이 넘는 고객이 하루 종일 불편을 겪은 지 이틀이나 지났지만 이상철 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다.

이해는 사과에서 시작한다. 진심으로 사과해야 고객의 믿음을 얻을 수 있고 그래야 고객이 떠나지 않는다. LG유플러스 경영진이 '롱텀에볼루션(LTE) 1등'에 앞서 '고객만족 1등'을 먼저 외치는 게 순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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