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무료출력, 기업은 직접광고 '윈윈'

머니투데이 이현수 기자 | 2011.08.04 06:00

[스타트업탐방]<2> '애드투페이퍼' 출력물 여백광고 서비스

전해나 대표(오른쪽)의 목표는 국내대학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한 뒤 일반기업과 전세계 대학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전 대표와 경영담당인 장선향(24)씨가 무료로 인쇄된 출력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애드투페이퍼 전해나(24·고려대 디자인학부 4학년) 대표는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무실을 찾은 기자에게 A4용지 여러 장을 펼쳐 보였다. 용지 아래쪽에는 롯데월드와 다음, 유니세프 등 국내 기업 및 단체의 로고와 광고문안이 인쇄돼 있었다. 이 용지가 바로 이 회사 수익 모델이었다.

현재 대학생들이 학교 프린터실에서 수업자료 등을 출력하려면 1장당 40~50원씩 내야 한다. 하지만 애드투페이퍼 회원으로 가입하면 출력 비용이 무료이다. 학교 측이 프린터기에 프로그램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학생들이 인쇄를 시작할 때 모니터에 애드투페이퍼 창이 뜬다. 이 창을 통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광고가 들어간 종이를 통해 자료가 출력된다. 광고가 인쇄된 용지에 출력을 하는 대신, 출력비용은 공짜인 셈이다. 광고주들에게 받는 광고대금가운데 절반 정도가 용지비용으로 지출되고, 나머지 절반이 이 회사 수익이 된다. 전 대표는 "대학측은 학생들에게 무료로 출력할 수 있도록 해서 좋고, 광고주는 보다 직접적으로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며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라고 말했다.

대학은 전용 프린터를 따로 둘 필요 없이 기존 프린터에 프로그램 드라이버만 설치하면 된다. 광고주들은 관련 서버에 들어가서 업로드만 하면 간단하게 광고문안을 바꿀 수 있다.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은 대학 인근 지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쿠폰을 넣을 수도 있다. 또 QR코드를 삽입하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전 대표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4개월 정도 됐는데 서울대 등 6개 대학 1만 여명 학생들이 회원으로 가입했다"며 "다른 17개 대학과도 계약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4개월간 매출이 1000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현재 20여개인 광고주가 더 늘어나면 매출도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 대표가 이 같은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게 된 건 학교 창업수업을 통해서였다. 벤처캐피탈을 운영하고 있는 유인철 멘토스캐피탈 대표가 2009년 고려대에서 했던 창업수업에서였다. 대학생들의 프린트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는 푸념에서 시작된 얘기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것. 전 대표는 지인을 통해 개발자를 구하고, 학교 친구 4명과 함께 지난해 10월 정식 법인을 세웠다.

초기기업 인큐베이팅회사인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를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권 대표는 이니시스를 창업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기업가중 한 사람이다. 전 대표는 엔젤투자회사인 본엔젤스에 대한 신문기사를 보고 메일을 보냈고, 본엔젤스는 그를 초기기업 전문인 프라이머와 연결시켜 주었다.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프라이머로부터 씨드머니를 투자받는 등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쳤다.

전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사업계획을 보다 현실성 있게 수정했다. '소비자 반응을 봐야 한다'는 프라이머의 조언에 따라 베타서비스를 실시했는데 예상치 못했던 몇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초 1인당 일주일에 100장을 무료로 출력할 수 있도록 계획했는데 학생들이 필요하지도 않은 자료까지 뽑았던 것. 또 한 사람이 중복 아이디를 사용해 서비스를 남용하는 문제도 확인됐다. 이후 전 대표는 휴대폰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고, 일주일 20장만 무료로 출력할 수 있도록 했다.

전 대표는 "창업과정에서 많은 난관들이 있었지만 사업아이템에 대한 믿음으로 극복했다"며 "우선 국내대학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한 뒤 일반기업 사무실과 전세계 대학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멘토 코멘트] 퍼스트무버로서 경영 능력과 겸손함이 강점···시장 확장 기대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애드투페이퍼는 온라인광고와 오프라인 매체를 절묘하게 조합했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광고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했다는 점에서 퍼스트무버(First mover)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경영 능력도 탁월하다. 대학생으로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사업과 시장을 이해하는 눈이 있다. 어려움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는 의지와 구체적인 성취를 이루어내는 능력 그리고 경영자들이 갖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겸손과 열린 자세를 다 갖고 있다.

광고시장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이 대상이라는 장점도 있다. 광고이지만 후원으로 다가가기 때문에 귀찮은 광고가 아니라 고마운 광고로서 자리매김 했다는 점이다. 또 대학생들이 졸업 후 가정에서나 회사에서 인쇄물을 출력할 때 애드투페이퍼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장 확장의 가능성이 무궁하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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