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산 삼겹살, 스페인산 와인 한잔 어때요?"

머니투데이 김정태 이명진 장시복 기자 | 2011.08.01 16:38

7월 발효 이후 한·EU FTA 한 달...삼겹살 와인 판매 급증, 명품은 인하브랜드 판매 증가

"벨기에산 삼겹살에 스페인산 와인 한잔 어때요?"
한·EU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된 지 1개월이 지났다. FTA 발효 이후 EU산 먹을거리가 대형마트에 대거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삼겹살은 국내산의 절반가격 이하인데다 와인도 예전보다 10~15%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다보니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점차 이들이 채워가고 있다. 여기에 가격을 내린 일부 명품가방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삼겹살·와인 'FTA 대표수혜주'=한·EU FTA 발효와 함께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로 수혜를 입은 품목은 EU산 삼겹살과 와인이다. 유럽산 돼지고기에 붙던 25%의 관세가 2%로 내렸고 와인은 15%에 달했던 관세만큼 값이 인하됐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와 수입 주류업체들은 앞 다퉈 대대적인 가격할인 공세를 벌였고 톡톡히 판매 신장효과를 누렸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26일부터 벨기에산 삼겹살을 100g당 850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43톤이나 팔렸다. 같은 기간에 판매된 국내산 삼겹살(100g 당 1950원)이 102톤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에 육박하는 것이다.

와인 판매 역시 늘었다. 롯데마트는 FTA 발효에 맞춰 총 100여종의 유럽와인을 평소보다 4배 많은 20만병을 준비하고 가격도 정상가보다 최대 50% 낮춰 판매했다. 이 결과 7월 와인 전체 매출이 전년 동월대비 24.5% 늘었으며 이 중 유럽와인은 43.6% 급증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30일부터 60여개의 유럽산 와인 품목을 15% 할인판매 7월 한달 간 전월 대비 20%, 전년 대비 15%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와인 전 품목이 전월 대비 10% 신장한 것에 비교해볼 때 전체 와인에서 유럽와인으로의 소비 전환이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가격인하 명품백 판매 '불티'=명품과 뷰티시장은 상대적으로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FTA 발효시점을 앞두고 루이비통, 프라다 등 명품업체들이 대거 가격을 올린 탓이다.

하지만 가격을 내린 일부 명품브랜드의 경우 판매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샤넬과 에르메스 등 일부 명품브랜드는 FTA(자유무역협정) 이후 가격인하로 판매율이 상승했다. 에르메스는 한-EU FTA에 따른 관세 철폐 분을 반영해 지난달 15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6% 인하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 백화점에서는 평균 4%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던 것이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31%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에선 7월 한 달 간 전월(6월)대비 14% 포인트 높은 매출 신장율을 보였다.


지난달 1일 이후 국내 입고 분부터 제품가격을 3~10% 내려 판매하고 있는 샤넬은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전달 같은 기간 대비 69.3%의 신장률을 보였다.

반면 화장품의 경우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 않다"며 "6개월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그 이후 구체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보효과' OK, 판매공세는 이제부터=유통 업계는 FTA효과가 이제부터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입와인 업체들은 지난 한달 동안 '홍보 효과'는 얻었지만 실질적인 관세 인하로 인한 효과는 없었다는 분석이다.

공식적으로 관세 인하 효과를 얻기 위해선 각 유럽 국가의 현지 와이너리들이 자국 관세청으로부터 '인증 수출자 자격'을 받아야 하는 데 아직 이 자격을 얻지 못한 업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와인업체 관계자는 "지난 한 달 동안은 와인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기대감에 부응키 위해 홍보성 프로모션을 벌인 것"이라며 "실제 오는 9~10월 쯤 공식으로 거래처들이 '인증 수출자 자격'이 발급받으면 그때서야 FTA로 인한 '진정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다들 할인 이벤트를 여는 분위기여서 따라가는 감이 없지 않았는데 일단 프로모션으로 매출은 소폭 증가했다"며 "그동안 프랑스에 비해 잘 안알려진 이태리나 스페인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와인 판매 호조세를 몰아 EU산 맥주도 대거 수입해 판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러시아 1위 맥주인 '발티카 맥주'를 비롯해 독일 '투허 맥주', 영국 '에일 맥주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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