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전자책 플랫폼 선점, 1년도 안돼 연매출 10억 도전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이현수 기자 | 2011.07.28 06:00

[스타트업탐방] <1>'모글루' 인터랙티브 e-Book 업체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사무실에서 만난 모글루(www.moglue.com) 김태우(23) 대표는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연결하더니 자신들이 만든 '인터랙티브(움직이는) e-Book(전자책) 플랫폼'을 보여주었다. 김 대표는 아기오리가 소리를 지르며 엄마 오리에게 뛰어가게도 했고, 나무에서 낙엽이 떨어지게도 했다. 아이패드를 흔들자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장면도 나타났다.

김 대표는 또 산타클로스가 굴뚝을 오르내리고, 루돌프사슴이 썰매를 끌고,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장면도 보여주었다. 출판사들은 이 플랫폼을 이용해 동화책을 움직이는 e-Book으로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캐릭터 움직임과 색채, 음향까지 사용자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바로 인터랙티브 e-Book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모글루의 초기 수익모델은 출판사 등과 계약을 맺고 인터랙티브 e-Book을 제작해주는 것이었다. 대형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요리책을 인터랙티브 e-Book으로 제작하기도 했고, 대형 교육업체와 함께 영어학습 e-Book도 출시했다. 요리 e-Book은 밀가루 감자 당근 등과 같은 식재료가 움직이며 요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50평 남짓한 모글루 사무실에는 김태우 대표(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등 국적을 초월한 10여명의 청년들이 일하고 있다. 아이패드 화면에 모글루가 제작한 동화 인터랙티브 e-book이 띄워져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그러나 모글루가 향후 수익모델로 삼는 건 내달 초 선보일 오픈 플랫폼 서비스. 개인작가나 출판사 등이 사용료를 내고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인터랙티브 e-book은 모글루 자체 앱스토어인 모글루북스를 통해 판매가 된다. 한번 다운로드될 때마다 14%가 모글루 수익이 된다. 김 대표는 "올해 500권을 만들어 올릴 예정인데 목표는 10만 다운로드"라며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작가들도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설립된 모글루의 올해 매출 목표는 10억원. 스타트업(초기기업)치고는 엄청난 목표이다. 하지만 회사운영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다. 4명의 공동창업자가 뭉친 건 지난해 5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모임에서였다.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생이던 김대표는 이 모임에서 SK컴즈에 다니고 있던 김남수씨(30)와 박상원(이화여대 재학), 미국인 라일리 크리스씨(26)를 만났다. 사업 아이디어를 낸 김남수씨가 기술개발을 맡고, 크리스씨가 해외사무소 운영을, 김 대표가 경영을 맡기로 했다.


김 대표는 "무작정 찾아간 미디어 업체들로부터 한번 미팅 후 연락이 끊기기도 했고, 플랫폼을 원하는 업체에 인터랙티브 e-Book만 내미는 실수도 되풀이 했다"며 "시행착오를 하면서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템 자체가 완성품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적었던 게 다행이었다.

모글루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다. 회사 설립 때부터 서울과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동시에 만들었다. 최근에는 디즈니와 펭귄북스, 랜덤하우스와의 공동사업을 위해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미국 대형 출판사가 몰려있는 뉴욕으로 옮기기도 했다. 김 대표는 "모글루의 장기적인 목표는 제작 자체보다 인터랙티브 e-book의 유통"이라며 "기술장벽이 낮아지기 전에 시장을 선점한 후, 콘텐츠를 끌어 모으는 유통 채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멘토의 코멘트]모글루, 기술력·경영팀 균형 강점···세계적기업 성장 기대

고영하 고벤처포럼 회장
세계적으로 인터랙티브 e-book은 초기시장이다. 최근 아마존에서 e-book 판매량이 종이책 판매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모글루는 해외시장 겨냥과 균형 잡힌 팀 구성이 강점이다. 뉴욕사무소에는 현지 문화와 사정을 잘 아는 미국 프랑스 독일 젊은이들이 근무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제품만 잘 만들고 팔 사람이 없거나, 팔 사람만 있고 제품 만드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모글루는 젊은 프로그래머들과, 시장을 이해하는 경영팀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인력간 균형이 잡히지 않아 무너지는 다른 스타트업과 차이가 있다. 10여년 전 구글이 탄생했던 것처럼 이번 모바일 빅뱅에서도 모글루도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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