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묶자 원주로 튄 '기획부동산'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1.07.22 06:46

[부동산X파일]토지분할 봉쇄·국세청 조사…정부-기획부동산 '숨바꼭질'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겨울 모습.
강원 평창 부동산시장을 놓고 정부와 기획부동산이 숨바꼭질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정부는 동계올림픽 개최지 확정을 계기로 평창 땅값이 들썩이자 평창군 대관령면과 정선군 북평면 일대 65㎢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여기에 기획부동산이 토지를 매입한 뒤 잘게 쪼개 비싸게 되파는 행위를 막기 위한 관련법 개정에도 나섰다. 기획부동산의 지분쪼개기로 인한 사기피해를 막고 부동산시장의 교란을 예방하겠다는 의도다.

세무당국도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국세청은 기획부동산들이 평창의 임야냐 대지를 대거 사들인 뒤 토지를 분할한 후 수익을 챙겨 탈세의 수단으로 삼아온 정황을 파악하고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기획부동산들은 정부의 감시망이 좁혀오자 한발 빨리 움직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봉평면으로 옮겨간 것이다. 봉평면에는 프리스타일스키와 스노보드 경기장이 지어질 '보광휘닉스파크'가 있어 동계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어서다.

인근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 이후 '알펜시아리조트'가 있는 대관령면의 들떴던 분위기가 싹 가라앉고 봉평면으로 옮겨붙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획부동산들의 눈길은 원주로도 향하고 있다. 원주는 원주-강릉간 복선철도 건설과 여주-원주간 수도권전철 등이 놓이게 된다. 기존 도로망에다 혁신도시 수혜까지 맞물리면 부동산시장의 파급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기대다.

원주시 인구는 31만명으로 4만여명의 평창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원주는 동계올림픽 후광을 받을 준비가 된 셈이다. 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개발계획의 혜택을 원주시가 고스란히 받을 것이란 게 부동산업계의 계산이다.

이 때문에 최근 원주 부동산시장이 들썩일 조짐이 보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원주 부동산 거래는 사실상 끊기다시피 했는데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후 작은 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기 시작했다"며 "지난주 30여명이 원주 부동산시장을 살펴보기 위해 투어에 나섰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콘서트 취소하려니 수수료 10만원…"양심있냐" 팬들 분노
  2. 2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
  3. 3 김호중 간 유흥주점은 '텐프로'…대리운전은 '의전 서비스'
  4. 4 11만1600원→44만6500원…미국 소녀도 개미도 '감동의 눈물'
  5. 5 '100억 자산가' 부모 죽이고 거짓 눈물…영화 공공의적 '그놈'[뉴스속오늘]